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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쌰, 주말농장...님도 보고, 뽕도 따고
어설픈 도심 농부들의 터, 주말농장 ‘흙사랑’ 개장식을 찾아서
▲ 주말농장 조은주 총무의 사회로 개장식이 진행되고 있다.
주말에 봄비가 촉촉이 내렸다. 가뭄에 찌든 대지에는 모처럼 반가운 비다. 수입개방으로 희망이 사라져가는 농심(農心)지만, 그래도 농민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단비다. 이제 본격적인 농사준비가 시작된 것이다. 농촌과는 멀지만, 농민들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리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지만, 이곳 도심에서 땅의 소중함을 경험하고, 손수 농사를 지음으로 해서 농부의 삶에 대해 조금은 이해를 더하고자, 도심 속 농부를 자처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주말농사를 짓는 이들이다. 이들이 농사를 짓는 터는 ‘주말농장’이라고 부른다.
이미 도시 가까운 곳에서 농사를 짓는 일은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다. 주5일제가 그 이유가 되기도 하고, 유기농 먹거리에 대한 이해가 그 이유가 되기도 한다. 농사를 짓지 못해 노는 땅을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도심 속 농부들에게 제공을 하는 이들 역시 이러한 주말 농사가 가능하도록 한 이유가 될 것이다.
▲ 자기 밭을 배정받기 위해 농장으로 올라가고 있다.
장절리 5백여평 대지에 터 잡은, 주말농장 흙사랑.
광명에서도 몇 년 전부터 이러한 주말 농사가 시작되었다. 이제 그 유형도 다양해지고, 참가자도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다. 주말농장 ‘흙사랑’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장절리다. 광명경실련 두꺼비생태체험학교와 인접하고 있다. 500여평 부지에 30여 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농사를 지어서 땅의 지력(地力)을 느껴보고, 농사의 결실을 맛을 본 이들이 올해도 계속 참여한다.
▲ 내 밭은 어딘가!
2006년 4월 2일. 흙사랑 개장식을 맞이하여 새롭게 얼굴을 비치는 이들도 있다. 참가자들은 서로 자기소개를 한다. 일년 농사 경험을 한 이들은 경험담을 전하고, 새로 온 이들은 참가 소감을 전한다. 주의사항도 전달이 된다. “이 농장에서는 비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야 합니다.”
주말농장은 많이 먹기 위한 농사가 아니다. 제대로 된 농사를 지어보자는 것이다. 오염된 지구지만, 땅을 살리고, 그 땅에서 난 오염되지 않은, 제대로 된 먹거리를 지어 먹어보자는 것이다. 흙사랑은 이 원칙을 지키고자 한다.
지난 해 열심히 농사를 지어 본 철산3동 최상철씨는 인사 중에 농담반, 진담반을 전한다. “주말마다 농사를 짓다 보니, 혹 거르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 남의 집 밭에 난 것이 있으면, 모른 척 하지 말고 뜯어다 먹어야 한다. 한주 방치하면 이미 물러진다. 뜯어 먹어야 한다. 그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야 다음에 그 댁도 다른 집 밭에 난 것을 뜯어 먹는다.” 주말 농장의 ‘도와주기’와 ‘나눔’이다. 제법 그럴 듯 하다. 주말농장에는 이런 나눔이 실제로 존재한다. 그 맛에 참여하는 이들도 많다.
▲ 보너스로 봄 나물도 캐고
주말마다 이 곳을 찾아야 할 이유가 있고, 모이다 보니 재밌는 일이 생겨난다. 밭에서 난 상추와 배추로 고기를 구워먹기도 하고, 막걸리 한잔도 기울인다. 어설픈 도심의 농부들이지만, 농사짓는 모양이나 방법도 지내다 보면 조금씩 다른 모습들이다. 서로 그런 차이를 알게 된다. 사람들의 특성과 철학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그게 재미다. 농사지으며 어울리고, 사람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넓어지는 그 재미. 물론 게으른 농부, 농장을 방치하는 농부들도 가끔 나타난다. 그들은 공공의 적(?)이다. 그러나 그들을 아무도 심판(?)하지 않는다. 또 아는가. 그들은 땅을 쉬게 하여, 더 큰 내년의 농사를 준비하는 것인지.
주말농장 재미 솔~솔, 농사도 경험하고 사람도 이해하고
이날 흙사랑 농장의 개장식 주 내용은 도시 농부들의 자기소개와 밭 배정받기였다. 거름을 주고자 하는 이들은 거름을 주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것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겨울 내내 묵혀 놓은 밭의 고랑과 주변에서 냉이를 캐는 일은 이 날의 ‘덤’으로 주어졌다.
늘어난 휴일, 매연을 뿜어내며 어디론가 달려가는 것이 왠지 부담스럽다면, 생명과 땅 그리고 농업에 대해 약간의 이해와 경험을 갖고자 한다면, 아니 이렇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주말에 집에서 할일이 없어 고민이라면, 가까운 주말농장에 문을 두드려 봄은 어떨지. 이제 ‘웰빙’도 적극적인 참여형으로! 몸이 조금 불편해도, 마음이 즐거우면 기꺼이 웰~빙하는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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