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사는 버드나무와 바다에서 사는 게가 한지붕아래 사는 이유 | |||||||||||||||||||||||
기획연재> 두꺼비산들학교 5월 들살이 ‘장항습지’를 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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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에서 일산으로 가기위해 자유로를 달리다보면 왼쪽 편으로 철조망이 쭉 늘어서 있고 군데군데 있는 군대 초소를 본적이 있으시죠? 거기서 조금만 눈을 멀리 돌리면 한강 위 반짝이는 버드나무의 초록세상이 펼쳐져 있는 게 보이실 겁니다. 우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큼 초록의 물결은 웅장합니다. 군사적인 이유로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사람의 욕심없이 그들만의 세상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지요. 지금은 하루에 40명만 입장이 허락되고 있어요. 서해안에서 들어오는 바닷물과 한강의 민물이 서로 만나 교차하는 지역입니다. 강변을 따라 사는 버드나무는 바다 쪽으로 어디까지 내려와 살 수 있을까요? 바닷가에 살아가는 게들은 강을 따라서 어디까지 올라와 살 수 있을까요? 버드나무 중 가장 바다 가까이 내려올 수 있는 선버들과 바다에서 가장 멀리 살 수 있는 말똥게가 만나는 그 곳! 그 곳이 바로 장항습지이고 우리 두꺼비들의 5월 들살이 장소이지요.
신원확인을 마치고 군인아저씨와 고양시환경운동연합 습지 지킴이 선생님을 따라 장흥습지로 내려갑니다. 들어가서 처음 만난 것은 고라니의 똥. 똥. 똥. 그만큼 고라니가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이지요. “어? 선생님 이 똥은 좀 달라요!” 남의 똥을 이렇게 열심히 관찰하다니..선생님이 가서 보시더니 큰 사진첩을 꺼내 누구의 똥인지 잘 관찰해보라고 하십니다. “족제비 똥이에요!” “맞았어요” 고라니 똥과는 모양도 크기도 많이 다르네요. 잠시 후 너구리의 똥도 발견했어요. 이젠 똥 구별사가 다 되었네요.
그렇게 바닥만 보고 가다 만난 국내 최대의 버드나무 군락지.. 어머나~ 물 속에 버드나무가 살고 있어요. 그리고 그 아래엔 말똥게의 집들이 구멍을 뽕뽕 드러낸 채 여기저기 엄청나게 많네요. 버드나무는 습지에서 산소공급이 어려워 살기 힘든데 말똥게가 집을 지어 버드나무뿌리가 숨을 쉬게 해줘요. 말똥게는 버드나무 잎의 유기물을 먹이로 살아가요. 그리고 그 배설물은 다시 버드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영양분이 되지요. 또 버드나무는 말똥게가 천적인 새를 피해 안전하게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죠. 이렇게 버드나무와 말똥게 두 가족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장항습지는 조만간 철책을 없애고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등 다목적 광장으로 개발한다고 하네요. 태고의 신비로움이 남아있는 장항습지는 “고양시의 것도, 김포시의 것도 아닌 우리 친구들의 것이기에 개발을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지만 자연과 인간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위대한 습지를 만드는 것은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훼손하는 것은 너무나 쉽게 할 수 있네요. 우리 친구들은 오늘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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