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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도토리는 다 내꺼야!(곤피아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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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는 다 내꺼야 !!



여름이 지났다..

지나고 있다.. 여름내 비와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자라난 나무와 풀에는 열매가 여물고 있을 것이다.

도토리는 숲 속 동물에게 아주 좋은 먹을거리이다. 물론 사람에게도 그렇다.

지난 일요일에 산에 오르니 길마다 도토리가 붙어있는 나뭇가지가 떨어진 것이 많이 보였다. 아마 산에 오르신 분들은 모두 아실 것이다. 이맘때쯤 이 도토리를 노리는 녀석들이 있다는 것을.

나는 예전에 참나무 도토리가 달린 나뭇가지를 잘라 떨어뜨리는 것이 청서(청설모)가 하는 것으로 알았었다. 그러다가 몇 해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도토리를 노리는 녀석은 청서가 아니라 도토리거위벌레(또는 도토리밤바구미)였던 것이다.



< 도토리거위벌레가 잘라내어 떨어진 도토리달린 나뭇가지 >

 

곤충이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종류로 번성하고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곤충 가운데에서도 가장 다양한 부류가 바로 딱정벌레목의 바구미류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바구미로는 쌀을 먹는 쌀바구미가 있지만 숲에서는 더 다양한 바구미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바구미류 중에는 왕바구미가 약 25mm 정도로 가장 크고 대부분은 몇 mm 정도의 소형종이 주류를 이룬다. 작은 데다가 그리 활동적이지는 않으니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아무튼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 계절에 그 누구보다 먼저 여물어가는 도토리를 차지하려고 부지런떠는 도토리거위벌레를 살펴보자.


< 구멍을 뚫고 알을 낳은 도토리 : 오른쪽과 왼쪽 위 도토리에 알을 낳기위해 뚫은 작은 구멍이 보인다 >

 

8-9월. 도토리가 여물어 단단해지기 전에 도토리의 모자같은 부분에 주둥이로 구멍을 뚫고 껍질 바로 밑까지 파 들어간다. 여기에 산란관을 집어넣어 우유빛의 타원형 알을 낳는다.

 

< 도토리에 알을 낳고 나무가지를 잘라내는 도토리거위벌레 >

 

< 강력한 주둥이 턱으로 나무를 씹어 자르는 모습 >


산란이 된 도토리는 가지가 달린 채로 땅에 떨어뜨리는데 이때 자기 몸통 굵기의 나뭇가지를 주둥이로 잘라낸다. 주둥이를 좌우로 움직이며 가지를 반정도 띁어내어 잘라들어간다. 이때 잘라낸 면을 보면 칼로 자른 것 같이 매끈하다. 나뭇가지와 함께 떨어진 도토리거위벌레는 다시 날아올라 또 다른 도토리에 산란을 한다.


떨어진 도토리속의 알은 부화하여 도토리를 먹고 자라게 되고 애벌레와 번데기로 겨울을 나고 봄에 다시 어른 벌레로 성장하게 된다.


이들은 다 여물지도 않은 도토리에 산란하는 거위벌레는 참나무류에게 적이라고 할 수 있다.  떨어진 도토리를 살펴보면 거의 다 산란 흔적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도토리마다 낳아 놓은 알이 모두 부화하여 어른벌레로 자란다면 참나무는 온통 도토리거위벌레로 뒤덮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다. 어른벌레로 자라기전에 도토리를 먹어치우는 다람쥐나 청서가 있고 알이 모두 부화하여 자라는 것은 아니므로.


바람좋은 날 산길에서 잘려 떨어진 도토리가 있다면 주변을 살펴보자. 혹시 도토리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도토리거위벌레의 재미난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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