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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여름들녘의 잡초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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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의 태양빛이 뜨겁긴 하지만 하루하루 가을을 담은 향기가 진해져오는 늦여름이다. 늦여름 들이나 숲길 가장자리에 바람결에 따라 살랑살랑 꼬리를 흔드는 풀이 있다. 그런 모습을 따서 붙여진 이름을 가진 강아지풀이다. 개꼬리풀이라고 불리기도 하나 요즘은 대부분 강아지풀이라고 부른다. 강아지풀은 벼과의 한해살이 식물로 강아지풀, 이삭이 자줏빛인  자주강아지풀,  이삭이 황금색인 금강아지풀 등이 있다.  강아지풀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바람에 흔들린다면 금강아지풀은 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에도 고개를 꼿꼿이 들고 있다. 누군가는 ‘금’자가 들어가서 목에 힘을 주나 하는 농담을 던지지만, 이삭하나하나에 태양을 담은채 꼿꼿하게 서있는 모습은 달리 보면 복종을 거부하는 당당한 모습으로도 보인다.


강아지풀과 아래 금강아지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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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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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풀이 귀엽고 친근한 이름이라면 국화과의 개망초라는 이름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일제 시대에 들어와 ‘망국초’ 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고, 아무리 쳐내도 쳐내도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농부들의 골치를 꽤나 썩였던 풀로 ‘이 망할 놈의 풀’이라는 뜻으로 개망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어찌보면 망국초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가진 것은 개망초로서는 억울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나랏님들의 잘못으로 나라를 빼앗기고 죄없는 풀한포기에 그 누명을 씌우다니...밭을 일구는 농부님들에게는 골치 아픈 잡초이지만 꽃이 핀 모양을 보면 귀엽고 해맑은 어린아이의 표정이 있다. 또 함께 무리지어 다툼 없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 옹기종기 살았던 우리네 옛날 시골집 초가지붕이 생각난다. 아이들은 꽃이 핀 모양을 보고 계란꽃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개망초는 사람들이 망국초라 부르든  밭을 망치는 개망초라 부르든 여전히 숲 길 가장자리에서 환한 웃음으로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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