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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미운 사람 죽이는 확실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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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민신문에서 퍼왔습니다. 이 글을 쓴 분은 드라마 작가이고, 현재 시민신문에 '드라마 이야기'라는 고정 코너를 맡아서 재미나고 유익한 글을 올려주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제가 많이 이뻐하는 사람이기도 합지요^^*

미운 사람 죽이는 확실한 방법


새해부터 난데없이 사람 죽이는 법이냐구요?
그래도 솔직히 말해봅시다. 여러분이나 나나 새해 된다고 미운 놈 바뀌는 것도 아니고 미운 놈 땜에 새 해에도 다시 스트레스 받을 걸 생각하면 그런 놈은 얼른 죽여버리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연말에 책을 읽다가 알아낸 신나는 방법이라 나만 알고 있기 뭐해서 여기 올리는 거니까 여러분도 잘 읽어보고 한번 죽여보세요. 아주 확실하면서도 쇠고랑을 안 찰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옛날에 시어머니가 너무 고약하게 굴어서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며느리가 있었습니다. 결국 시어머니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겠다는 위기의식에 용한 무당을 찾아갔지요. 무당은 며느리 얘기를 듣고 비방이 있다고 했습니다. 며느리는 눈이 번쩍 뜨여 얼른 비방을 알려달라고 졸랐지요. 무당은 시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며느리는 인절미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무당은 앞으로 백일동안 하루도 빼놓지 말고 인절미를 새로 만들어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인절미를 드리면 백일 후에는 시어머니가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죽을 거라고 장담을 했지요.
며느리는 신이 났습니다. 그래서 찹쌀을 씻어 정성껏 인절미를 만들어 시어머니께 드렸지요.
처음에 시어머니는 “이년이 죽을 때가 됐나? 안 하던 짓거리를 하고 그랴?” 하며 도끼눈을 하고 맛난 인절미를 꿀떡 삼키다가 숨이 막혀 캑캑거렸습니다. 하지만 며느리는 아무 소리 안하고 참고는 곧 죽을 시어머니에게 물을 갖다 드렸습니다. 그런데 매일 새로 말랑말랑 쫄깃쫄깃 고소한 인절미를 드시자 시어머니는 어느새 며느리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달라지게 되었고 야단도 덜 치게 되었지요. 그러다 두 달이 넘어서자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마음씀씀이에 감동 받아 온 동네 사람들에게 며느리 칭찬을 침이 마르도록 하게 되고 석 달이 다 되어 가자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아끼고 항상 웃는 낯으로 대해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죽이려한 자신이 무서워졌고 시어머니를 볼 때마다 죄스러워 견딜 수가 없어 있는 돈을 모두 싸들고 무당에게 가서, “내가 잘못 생각했소. 시어머니가 죽지 않을 방도만 알려 주면 있는 돈 다 주리다.” 하며 눈물을 흘리자 무당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미운 시어머니는 벌써 죽었지?”

돌아보면 주변에 괜히 미운 사람도 있고, 생각이나 정치적 지향이 달라 대립하는 사람도 있고, 얄미운 동료나 상사도 있을 겁니다. 올해 그런 사람들을 모조리 한 번 죽여보는 건 어떨까요? 나와 의견이나 이해관계가 다르다고 무조건 싸우고 헐뜯기 앞서 나부터 그 놈을 한번 오지게 죽여보는 겁니다. 새해 계획이 너무 무시무시하다구요? 설마요! 모르긴 해도 우리 마음 속에 숨어 있는 미움과 증오가 알고보면 더 무시무시할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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