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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쉼터 `국립수목원` ① - 포천 수목원
숲 해설가와 함께 떠나는 수목원 체험
국내 최대 규모…다양한 동·식물종 서식
뜨거운 여름밤 열대야, 하늘이 뻥 뚫린 국지성 호우, 전
세계 전염병 확산 등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이다. 심각한 점은 이러한 비정상 기후들이 우리 사회에 `성큼` 다가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생태 보호를 위한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시점. 우리는 하늘을 누렇게 물들이는 배기가스가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주요원인임을 알고 있다. 탁한
공기를 다시 맑게 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숲 속에서 숨 쉬고 있는 식물자원. 때문에 기자는 환경보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다양한 식물종들이 살고 있는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국립수목원을 찾았다.
이곳은 특산식물 14종을 포함한 식물 6천44종과 천연기념물 21종 등 동물 4천142종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국립수목원은 2000년부터 추진한 국가생물종 지식정보시스템 구축사업으로 OECD 산하 국제생물다양성기구가 정한 우리나라의 국가정보화 순위가 세계 17위에 올랐으며, 2천238만㎡에 걸쳐 있는 광릉숲을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일, 기자는 초록 향기로 가득한 국립수목원에서 다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꿈을 꾸고 왔다.
◆ 자연은 우리의 쉼터입니다
국립수목원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푸른 `숲`. 끝이 보이지 않는 잔디 들판과 언덕에는 무려 3천종이 넘는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모든 나무들과 꽃들을 둘러보려면 꼬박 5일 밤을 새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숲 해설가 김기재 씨를 만난 후 모든 고민들이 싹 해결됐다. 그는 수목원에서 사는 진귀한 식물종들을 추려서 관람객들에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김 씨와 같은 숲 해설가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사람들과 함께 광릉숲을 걷는다. 수목원 잔디에서 맛있는 도시락을 먹은 후, 정문에서 입장객들을 인솔하고 있는 김 씨를 만나보았다. 지금부터 국립수목원을 대표하는 보물들을 소개한다.
# 숲 속에 전설이 있다고요․
"여러분께 앞으로 2시간 동안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나무와 꽃들을 알려드리겠어요. 또 각 식물이 갖고 있는 특별한 이야기도 들려드리죠"
사람들 앞에 선 김 씨는 마이크를 통해 입을 열었다. 그의 커다란 목소리 울림 때문일까․ 처음에 5명으로 구성된 우리 조는 어느새 20명이 넘는 인파들이 몰려들었다. 김 씨를 따라 천천히 숲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가는 길에 심어진 예쁘고 독특한 식물들을 살펴보며 이름과 종자, 나이 등 일명 `식물 프로필`을 알게 됐다.
특히 김 씨가 들려준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식물에 얽힌 전설이었다. 소나무와 고로쇠나무, 도토리나무는 신기한 에피소드를 가진 종들이었다. 먼저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소나무는 중국 진시황제와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사랑했던 식물이라고 한다. 신기한 점은 역사 속에 큰 뜻을 세웠던 두 왕들이 똑같은 계기로 소나무를 알게 됐다는 것. 진시황제와 세종대왕 모두 가마를 타고 길을 지나다가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하기 위해 소나무 아래로 거동을 옮겼다. 바늘처럼 생긴 연약해 보이는 입들이 거칠게 쏟아지는 비들을 전부 막아낸 점에 감탄한 두 왕은 친히 소나무에 이름까지 붙여줬다. 진시황제는 솔나무로, 세종대왕은 정이품 소나무로 명칭을 붙여주며 공작을 수여했다.
다음은 뼈에 이롭다는 고로쇠나무에 대한 전래동화. 고로쇠물이 만병통치약으로 일컬어지는 이유가 있었다. 먼 옛날, 한 포수가 반달곰을 사냥하기 위해 지리산으로 갔다. 그는 나무 밑에서 놀고 있는 곰을 발견하고 화살을 쏘았지만 겨냥에 실패했다. 이에 화가 난 곰은 포수를 공격하여 큰 부상을 남겼다. 오랜 시간동안 꼼짝도 못한 사냥꾼은 곁에 있던 나무에서 흐르던 물을 마시고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현재 지리산을 덮고 있는 고로쇠나무이다.
마지막으로 도토리나무가 있다. 1952년 임진왜란이 발발해 나라를 통치하던 선조는 급하게 피신을 가게 됐다. 적군을 피해 도망을 가던 중 신하들은 왕을 위해 도토리나무에서 열매를 따서 묵을 만들어 상에 올렸다고 한다. 이를 먹은 선조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며, 과찬을 해서 그때부터 도토리묵이 임금이 먹는 수라상에 올려졌다. 이 밖에도 두견새가 울다가 피를 토해서 지어진 진달래꽃, 한밤 중 공동묘지에서 나타나는 파란 귀신불을 만들어내는 고목나무 등 귀가 솔깃해지는 담화들이 있었다.
# 나는야 `식물박사` 숲 해설가!
올해 65번째 생일을 맞은 김 씨는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 하루 종일 숲 속을 여행한다. 40년 동안 공직에 있었던 그는 정년퇴직을 한 후 숲 해설가로 다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이처럼 김 씨가 특별한(․) 직업을 갖게 된 계기는 절친한 친구와 함께 취미생활로 식물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5년 전 건강이 안 좋아진 그는, 등산을 하며 자연을 배우는 동호회 활동을 했고 그때부터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던 중 우연히 국립수목원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숲 해설가를 뽑는다는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게 된 것.
관람객들을 이끌며 정확한 정보와 관련된 에피소드까지 설명해줄 수 있었던 이유는 김 씨의 밤샘공부 덕분. 그는 수목원에서 서식하는 모든 식물 종들에 대한 책들을 빌려 틈만 나면 읽고 또 읽고 있다. 또한 나무가 맺는 열매를 일일이 구해서 주머니에 가득 담아 교육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 조가 커다란 가래나무를 지나고 있을 때쯤이었다.
김 씨는 가래열매와 호두를 꺼내서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그는 "이 두 가지 열매는 굉장히 닮아 있죠․ 하지만 다른 점이 있어요. 바로 단단함인데 호두는 망치로 깨면 쉽게 깨지지만, 가래는 아무리 두드려도 절대 쪼개지지 않아요. 이를 부실 수 있는 동물이 바로 청솔모입니다"라고 말했다.
반으로 갈라진 가래를 주워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다시 접착제로 부착했다는 김 씨는 이 열매가 발휘하는 용도도 설명해줬다. 가래는 농촌에서 흙을 뜨고 파는 데 쓰는 연장으로 생나무를 자루와 몸이 하나가 되도록 깎고 둥글넓적한 몸 끝에 말굽쇠 모양의 쇠날을 끼워 만든 것이다.
김 씨는 "여기 쪼개진 가래 양쪽에 구멍을 뚫고 줄을 꿰어서 한 사람이 자루를 잡고 흙을 떠서 밀면 양쪽에서 두 사람이 줄을 당기어 흙을 던지며 사용해요"라고 말했다. 이를 옆에서 유심히 듣던 한가희 씨는 "해설가님 덕분에 모르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됐어요. 마치 자연에 대한 동화책 한 권을 귀로 읽고 있는 것처럼 재미있고 생생하네요"라며 감탄했다.
# 역사가 깃든 국립수목원
수목원에는 나무와 꽃들만 살고 있지 않았다. 우리나라 환경에 대한 과거를 알려주는 고마운 시설물들도 주변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숲의 명예전당`. 약 40년 전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식수 운동을 전개하여 마침내 우리나라 산림녹화사업은 세계에서 인정받는 성공사례가 되었다. 이를 기념하고 국토녹화에 크게 공헌한 사람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숲의 명예전당을 세운 것.
대리석으로 만든 벽에는 새마을 운동을 벌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 땅에 자생하는 나무 종자를 수집하기 위해 평생을 함께 한 김이만 할아버지, 세계적인 임목육종학자로서 현사시나무를 개발한 헌신규 박사, 온 재산과 노력을 나무심기에 바쳐 500ha가 넘는 넓은 면적에 아름다운 숲을 만든 독림가 임종금 님 및 충남 태안의 헐벗은 산에 10,300여 종의 식물을 심어 세계적인 수목원으로 만든 고 민병갈 님의 얼굴을 새긴 금동벽화가 있었다.
또한 인근에 설치한 타임캡슐도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이는 20세기에 우리가 실행한 국토녹화 관련자료와 도감 등 현재의 식물자원 정보를 CD에 담고, 앞으로 없어질지도 모를 희귀, 멸종, 위기식물의 종자와 화분을 담고 있다. 백년 후인 2101년 4월 5일에 개봉하여 우리의 국토녹화 정신을 잇고 오늘의 식물정보를 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독특한 모양으로 제작된 타임캡슐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던 유슬기(7) 양은 "100살 넘게 살아서 캡슐 안에 있는 보물들을 찾아가고 싶어요"라며 수줍게 이야기했다.
이 밖에도 수목원에는 1992년 4월 5일 식목일을 맞이하여 그 동안 국토녹화를 위해 힘 쓴 국민들의 노고에 보답하고 그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국토녹화기념탑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초록 쉼터 `국립수목원` ② 기사로 이어집니다.
글·사진: 김경미 기자 rornfl84@nate.com
이곳은 특산식물 14종을 포함한 식물 6천44종과 천연기념물 21종 등 동물 4천142종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국립수목원은 2000년부터 추진한 국가생물종 지식정보시스템 구축사업으로 OECD 산하 국제생물다양성기구가 정한 우리나라의 국가정보화 순위가 세계 17위에 올랐으며, 2천238만㎡에 걸쳐 있는 광릉숲을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일, 기자는 초록 향기로 가득한 국립수목원에서 다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꿈을 꾸고 왔다.
◆ 자연은 우리의 쉼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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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수목원 입구 © |
국립수목원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푸른 `숲`. 끝이 보이지 않는 잔디 들판과 언덕에는 무려 3천종이 넘는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모든 나무들과 꽃들을 둘러보려면 꼬박 5일 밤을 새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숲 해설가 김기재 씨를 만난 후 모든 고민들이 싹 해결됐다. 그는 수목원에서 사는 진귀한 식물종들을 추려서 관람객들에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김 씨와 같은 숲 해설가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사람들과 함께 광릉숲을 걷는다. 수목원 잔디에서 맛있는 도시락을 먹은 후, 정문에서 입장객들을 인솔하고 있는 김 씨를 만나보았다. 지금부터 국립수목원을 대표하는 보물들을 소개한다.
# 숲 속에 전설이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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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해설가가 관람객들을 인솔하며 식물 설명을 해주고 있는 모습 © |
"여러분께 앞으로 2시간 동안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나무와 꽃들을 알려드리겠어요. 또 각 식물이 갖고 있는 특별한 이야기도 들려드리죠"
사람들 앞에 선 김 씨는 마이크를 통해 입을 열었다. 그의 커다란 목소리 울림 때문일까․ 처음에 5명으로 구성된 우리 조는 어느새 20명이 넘는 인파들이 몰려들었다. 김 씨를 따라 천천히 숲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가는 길에 심어진 예쁘고 독특한 식물들을 살펴보며 이름과 종자, 나이 등 일명 `식물 프로필`을 알게 됐다.
특히 김 씨가 들려준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식물에 얽힌 전설이었다. 소나무와 고로쇠나무, 도토리나무는 신기한 에피소드를 가진 종들이었다. 먼저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소나무는 중국 진시황제와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사랑했던 식물이라고 한다. 신기한 점은 역사 속에 큰 뜻을 세웠던 두 왕들이 똑같은 계기로 소나무를 알게 됐다는 것. 진시황제와 세종대왕 모두 가마를 타고 길을 지나다가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하기 위해 소나무 아래로 거동을 옮겼다. 바늘처럼 생긴 연약해 보이는 입들이 거칠게 쏟아지는 비들을 전부 막아낸 점에 감탄한 두 왕은 친히 소나무에 이름까지 붙여줬다. 진시황제는 솔나무로, 세종대왕은 정이품 소나무로 명칭을 붙여주며 공작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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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토리나무와 고로쇠나무 © |
다음은 뼈에 이롭다는 고로쇠나무에 대한 전래동화. 고로쇠물이 만병통치약으로 일컬어지는 이유가 있었다. 먼 옛날, 한 포수가 반달곰을 사냥하기 위해 지리산으로 갔다. 그는 나무 밑에서 놀고 있는 곰을 발견하고 화살을 쏘았지만 겨냥에 실패했다. 이에 화가 난 곰은 포수를 공격하여 큰 부상을 남겼다. 오랜 시간동안 꼼짝도 못한 사냥꾼은 곁에 있던 나무에서 흐르던 물을 마시고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현재 지리산을 덮고 있는 고로쇠나무이다.
마지막으로 도토리나무가 있다. 1952년 임진왜란이 발발해 나라를 통치하던 선조는 급하게 피신을 가게 됐다. 적군을 피해 도망을 가던 중 신하들은 왕을 위해 도토리나무에서 열매를 따서 묵을 만들어 상에 올렸다고 한다. 이를 먹은 선조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며, 과찬을 해서 그때부터 도토리묵이 임금이 먹는 수라상에 올려졌다. 이 밖에도 두견새가 울다가 피를 토해서 지어진 진달래꽃, 한밤 중 공동묘지에서 나타나는 파란 귀신불을 만들어내는 고목나무 등 귀가 솔깃해지는 담화들이 있었다.
# 나는야 `식물박사` 숲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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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 김기재 씨의 모습 © |
올해 65번째 생일을 맞은 김 씨는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 하루 종일 숲 속을 여행한다. 40년 동안 공직에 있었던 그는 정년퇴직을 한 후 숲 해설가로 다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이처럼 김 씨가 특별한(․) 직업을 갖게 된 계기는 절친한 친구와 함께 취미생활로 식물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5년 전 건강이 안 좋아진 그는, 등산을 하며 자연을 배우는 동호회 활동을 했고 그때부터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던 중 우연히 국립수목원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숲 해설가를 뽑는다는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게 된 것.
관람객들을 이끌며 정확한 정보와 관련된 에피소드까지 설명해줄 수 있었던 이유는 김 씨의 밤샘공부 덕분. 그는 수목원에서 서식하는 모든 식물 종들에 대한 책들을 빌려 틈만 나면 읽고 또 읽고 있다. 또한 나무가 맺는 열매를 일일이 구해서 주머니에 가득 담아 교육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 조가 커다란 가래나무를 지나고 있을 때쯤이었다.
김 씨는 가래열매와 호두를 꺼내서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그는 "이 두 가지 열매는 굉장히 닮아 있죠․ 하지만 다른 점이 있어요. 바로 단단함인데 호두는 망치로 깨면 쉽게 깨지지만, 가래는 아무리 두드려도 절대 쪼개지지 않아요. 이를 부실 수 있는 동물이 바로 청솔모입니다"라고 말했다.
반으로 갈라진 가래를 주워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다시 접착제로 부착했다는 김 씨는 이 열매가 발휘하는 용도도 설명해줬다. 가래는 농촌에서 흙을 뜨고 파는 데 쓰는 연장으로 생나무를 자루와 몸이 하나가 되도록 깎고 둥글넓적한 몸 끝에 말굽쇠 모양의 쇠날을 끼워 만든 것이다.
김 씨는 "여기 쪼개진 가래 양쪽에 구멍을 뚫고 줄을 꿰어서 한 사람이 자루를 잡고 흙을 떠서 밀면 양쪽에서 두 사람이 줄을 당기어 흙을 던지며 사용해요"라고 말했다. 이를 옆에서 유심히 듣던 한가희 씨는 "해설가님 덕분에 모르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됐어요. 마치 자연에 대한 동화책 한 권을 귀로 읽고 있는 것처럼 재미있고 생생하네요"라며 감탄했다.
# 역사가 깃든 국립수목원
![]() |
◇ 국토녹화기념탑 © |
수목원에는 나무와 꽃들만 살고 있지 않았다. 우리나라 환경에 대한 과거를 알려주는 고마운 시설물들도 주변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숲의 명예전당`. 약 40년 전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식수 운동을 전개하여 마침내 우리나라 산림녹화사업은 세계에서 인정받는 성공사례가 되었다. 이를 기념하고 국토녹화에 크게 공헌한 사람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숲의 명예전당을 세운 것.
대리석으로 만든 벽에는 새마을 운동을 벌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 땅에 자생하는 나무 종자를 수집하기 위해 평생을 함께 한 김이만 할아버지, 세계적인 임목육종학자로서 현사시나무를 개발한 헌신규 박사, 온 재산과 노력을 나무심기에 바쳐 500ha가 넘는 넓은 면적에 아름다운 숲을 만든 독림가 임종금 님 및 충남 태안의 헐벗은 산에 10,300여 종의 식물을 심어 세계적인 수목원으로 만든 고 민병갈 님의 얼굴을 새긴 금동벽화가 있었다.
또한 인근에 설치한 타임캡슐도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이는 20세기에 우리가 실행한 국토녹화 관련자료와 도감 등 현재의 식물자원 정보를 CD에 담고, 앞으로 없어질지도 모를 희귀, 멸종, 위기식물의 종자와 화분을 담고 있다. 백년 후인 2101년 4월 5일에 개봉하여 우리의 국토녹화 정신을 잇고 오늘의 식물정보를 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독특한 모양으로 제작된 타임캡슐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던 유슬기(7) 양은 "100살 넘게 살아서 캡슐 안에 있는 보물들을 찾아가고 싶어요"라며 수줍게 이야기했다.
이 밖에도 수목원에는 1992년 4월 5일 식목일을 맞이하여 그 동안 국토녹화를 위해 힘 쓴 국민들의 노고에 보답하고 그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국토녹화기념탑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초록 쉼터 `국립수목원` ② 기사로 이어집니다.
글·사진: 김경미 기자 rornfl8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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