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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의 철새
겨울 강바람이 매섭다는 걸 여의나루역을 벗어나기도 전에 실감했다. 역사 출구로 들어오는 바람은 옷깃을 다시 한 번 꼭꼭 여미게 했다. 서강대교를 건너면서 차창 너머로 얼핏 보기만 한 밤섬을 간다는 기대로 그 곳에 대한 것을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에 자료를 찾아보았다.
밤섬
마포대교 하류에 위치한 밤섬은 2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은 241,490㎡(73,100평)으로서 1968년 여의도 개발시 석재채취를 위하여 폭파함으로써 현재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밤섬은 1968년12월 폭파되기 전 까지만해도 62가구 443명의 토착주민이 뽕나무와 약초재배, 고기잡이와 배 만드는 것을 업으로 하여 거주하고 있었으나, 여의도 개발로 인하여 마포구 창전동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자연 상태의 초지로 계속 존치되어 오다가 밤섬이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어 한강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88년 철새도래지 환경조성을 위한 갈대, 갯버들 등 58,000주를 식재하여 현재의 밤섬이 이루어졌으며 1999년 8월 10일에는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밤섬은 한강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생태계의 보고로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생물들이 번식하거나 생존할 수 있는 최적지로서 밤섬에 서식하는 식물들은 조류의 보금자리이자 먹이공급원이기도 하다. 또한 주위의 수초대는 어류의 서식지로서 안성마춤이다. 따라서 밤섬의 생태계보전을 위해 청소, 학술조사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연중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런 밤섬이 마주보이는 강변에 LG상록재단이 설치한 탐조대가 있었다. 그래서 따뜻하고 편하게 새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바람이 불어 물결이 거센 탓인지 오리들은 섬 가장자리를 따라 몰려 있었다. 수면성 오리류인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 쇠오리, 청머리오리, 알락오리, 홍머리오리, 원앙, 고방오리중에서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 쇠오리, 고방오리를 볼 수 있었다. 원앙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보이지 않았다. 셀 수는 없었지만 고방오리의 개체수가 제일 많아 보였다. 그리고 잠수성 오리류인 흰죽지, 댕기흰죽지, 흰빰오리, 비오리 중에서 수십마리의 비오리와 흰죽지 몇 마리만을 관찰 할 수 있었다.
서강대교 아래에 있는 모래톱에 스무마리가 넘는 민물가마우지와 수십마리의 재갈매기를 보았다. 가마우지류는 잠수를 매우 잘한다. 가장 오래 잠수한 기록은 71초인데 30미터 깊이의 물 속까지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보통 30초쯤으로 5~10미터 깊이의 물 속에 잠겨 헤엄친다고 한다. 그리고 물 속에서 갈고리 같이 굽은 부리로 교묘하게 물고기를 잡아서 잽싸게 머리부터 통째로 삼켜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가마우지의 이런 습성을 이용하여 일본의 장량천에서는 오래 전부터 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그 방법은 가마우지 목에 끈을 맨 다음, 잡은 물고기를 통째로 먹어 치우지 않도록 주인이 배 위에서 잘 조종한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3천년 전부터 이 방법을 썼다고 한다. 대부분의 잠수하는 새는 비교적 비중이 무겁운데, 잠수할 때 깃털 사이로 공기의 절반 이상를 내보냄으로써 부력을 감소시킨다. 특히, 가마우지류는 깃털의 방수가 완벽하지 않아 공기를 내보내기 쉽게 되어 있다. 가마우지가 사냥을 한 뒤 날개를 펴 햇볕에 말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리를 지어 휴식을 취하고 자주 앉는 장소는 배설물로 ? 曠?희게 보인다. 밤섬에 있는 버드나무 한 그루가 몽땅 흰색으로 보였는데 그 곳에서 안내하는 대학생이 가마우지의 배설물 때문이라고 설명을 했다.
논병아리 한 마리가 탐조대 앞에서 병아리 울음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면서 헤엄치고 있어서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논병아리는 논병아리과 중에서 가장 작은 종으로 머리꼭대기와 등은 회색처럼 보이고 목부분은 살색, 꼬리 부분은 흰색인데 병아리 뒷꽁무니와 같은 생김새였다. 논병아리 역시 잠수의 명인인데, 잠수 시간을 재어보면 대략 30초쯤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잠수 할 때 비중을 증가시키려고 돌을 삼킨다고 한다.
백할미새도 볼 수 있었는데 특유의 종종걸음으로 연신 부리로 땅을 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백할미새는 모래톱의 곤충을 먹고 산다고 하는데, 그 모습은 식사하는 모습이었나보다.
점심을 먹고 난 뒤 서강대교를 건너면서 밤섬 속을 볼 수 있었다. 수십마리의 까치들이 수풀속에 모여있었는데, 그 가까이에 맷비둘기도 십여마리정도를 볼 수 있었다.
강 가운데 재갈매기 수십마리가 날고 있고, 그 중 몇 마리는 싸움을 하는 모습이어서 망원경으로 보니, 가마우지가 재갈매기에게 공격을 받고 있었다.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아서 고개를 내밀면 서너마리의 재갈매기들이 모여들고 그 중에 한 놈이 잽싸게 그 물고기를 낚아채곤 했다. 우리는 세 곳에서 가마우지의 식량을 빼앗는 갈매기들을 볼 수 있었다. 가마우지는 비오리떼 사이에서 사냥을 하고 있었는데 혹시 식량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사냥해온 먹이를 빼앗는 재갈매기가 원수처럼 미울텐데 쉬고 있는 모래톱위에 나란히 서 있어도 그냥 평화로운 모습이다. 도리어 재갈매기가 '물고기는 안잡고 왜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하니?'하는 듯한 모습으로 가마우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자연은 이래서 인간의 스승인가 보다. 욕심 부리지 말고 나눠줄 수 있으면 나누면서 같이 살자는. 인간이 파괴한 자연을 소리없이 복원하고 있는 밤섬 또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겨울 강바람이 매섭다는 걸 여의나루역을 벗어나기도 전에 실감했다. 역사 출구로 들어오는 바람은 옷깃을 다시 한 번 꼭꼭 여미게 했다. 서강대교를 건너면서 차창 너머로 얼핏 보기만 한 밤섬을 간다는 기대로 그 곳에 대한 것을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에 자료를 찾아보았다.
밤섬
마포대교 하류에 위치한 밤섬은 2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은 241,490㎡(73,100평)으로서 1968년 여의도 개발시 석재채취를 위하여 폭파함으로써 현재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밤섬은 1968년12월 폭파되기 전 까지만해도 62가구 443명의 토착주민이 뽕나무와 약초재배, 고기잡이와 배 만드는 것을 업으로 하여 거주하고 있었으나, 여의도 개발로 인하여 마포구 창전동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자연 상태의 초지로 계속 존치되어 오다가 밤섬이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어 한강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88년 철새도래지 환경조성을 위한 갈대, 갯버들 등 58,000주를 식재하여 현재의 밤섬이 이루어졌으며 1999년 8월 10일에는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밤섬은 한강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생태계의 보고로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생물들이 번식하거나 생존할 수 있는 최적지로서 밤섬에 서식하는 식물들은 조류의 보금자리이자 먹이공급원이기도 하다. 또한 주위의 수초대는 어류의 서식지로서 안성마춤이다. 따라서 밤섬의 생태계보전을 위해 청소, 학술조사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연중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런 밤섬이 마주보이는 강변에 LG상록재단이 설치한 탐조대가 있었다. 그래서 따뜻하고 편하게 새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바람이 불어 물결이 거센 탓인지 오리들은 섬 가장자리를 따라 몰려 있었다. 수면성 오리류인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 쇠오리, 청머리오리, 알락오리, 홍머리오리, 원앙, 고방오리중에서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 쇠오리, 고방오리를 볼 수 있었다. 원앙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보이지 않았다. 셀 수는 없었지만 고방오리의 개체수가 제일 많아 보였다. 그리고 잠수성 오리류인 흰죽지, 댕기흰죽지, 흰빰오리, 비오리 중에서 수십마리의 비오리와 흰죽지 몇 마리만을 관찰 할 수 있었다.
서강대교 아래에 있는 모래톱에 스무마리가 넘는 민물가마우지와 수십마리의 재갈매기를 보았다. 가마우지류는 잠수를 매우 잘한다. 가장 오래 잠수한 기록은 71초인데 30미터 깊이의 물 속까지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보통 30초쯤으로 5~10미터 깊이의 물 속에 잠겨 헤엄친다고 한다. 그리고 물 속에서 갈고리 같이 굽은 부리로 교묘하게 물고기를 잡아서 잽싸게 머리부터 통째로 삼켜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가마우지의 이런 습성을 이용하여 일본의 장량천에서는 오래 전부터 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그 방법은 가마우지 목에 끈을 맨 다음, 잡은 물고기를 통째로 먹어 치우지 않도록 주인이 배 위에서 잘 조종한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3천년 전부터 이 방법을 썼다고 한다. 대부분의 잠수하는 새는 비교적 비중이 무겁운데, 잠수할 때 깃털 사이로 공기의 절반 이상를 내보냄으로써 부력을 감소시킨다. 특히, 가마우지류는 깃털의 방수가 완벽하지 않아 공기를 내보내기 쉽게 되어 있다. 가마우지가 사냥을 한 뒤 날개를 펴 햇볕에 말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리를 지어 휴식을 취하고 자주 앉는 장소는 배설물로 ? 曠?희게 보인다. 밤섬에 있는 버드나무 한 그루가 몽땅 흰색으로 보였는데 그 곳에서 안내하는 대학생이 가마우지의 배설물 때문이라고 설명을 했다.
논병아리 한 마리가 탐조대 앞에서 병아리 울음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면서 헤엄치고 있어서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논병아리는 논병아리과 중에서 가장 작은 종으로 머리꼭대기와 등은 회색처럼 보이고 목부분은 살색, 꼬리 부분은 흰색인데 병아리 뒷꽁무니와 같은 생김새였다. 논병아리 역시 잠수의 명인인데, 잠수 시간을 재어보면 대략 30초쯤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잠수 할 때 비중을 증가시키려고 돌을 삼킨다고 한다.
백할미새도 볼 수 있었는데 특유의 종종걸음으로 연신 부리로 땅을 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백할미새는 모래톱의 곤충을 먹고 산다고 하는데, 그 모습은 식사하는 모습이었나보다.
점심을 먹고 난 뒤 서강대교를 건너면서 밤섬 속을 볼 수 있었다. 수십마리의 까치들이 수풀속에 모여있었는데, 그 가까이에 맷비둘기도 십여마리정도를 볼 수 있었다.
강 가운데 재갈매기 수십마리가 날고 있고, 그 중 몇 마리는 싸움을 하는 모습이어서 망원경으로 보니, 가마우지가 재갈매기에게 공격을 받고 있었다.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아서 고개를 내밀면 서너마리의 재갈매기들이 모여들고 그 중에 한 놈이 잽싸게 그 물고기를 낚아채곤 했다. 우리는 세 곳에서 가마우지의 식량을 빼앗는 갈매기들을 볼 수 있었다. 가마우지는 비오리떼 사이에서 사냥을 하고 있었는데 혹시 식량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사냥해온 먹이를 빼앗는 재갈매기가 원수처럼 미울텐데 쉬고 있는 모래톱위에 나란히 서 있어도 그냥 평화로운 모습이다. 도리어 재갈매기가 '물고기는 안잡고 왜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하니?'하는 듯한 모습으로 가마우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자연은 이래서 인간의 스승인가 보다. 욕심 부리지 말고 나눠줄 수 있으면 나누면서 같이 살자는. 인간이 파괴한 자연을 소리없이 복원하고 있는 밤섬 또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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