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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이웃모둠이 하는 철새공부 엿보기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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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팔당의 철새들 어떠셨나요?
  차고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서 있는 고니의 모습이 꼿꼿한 선비의 모습같지 않나요?  우리랑 같은데 간 모임의 탐사후기를 보니 그때 생각이 납니다.
하늘지기  빨리 올리세요.  제가 늘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여울각시-    

팔당대교의 철새들

천연기념물 243호인 흰꼬리수리가 20여 마리가 넘는 왜가리와 나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본 적이 있나요?  
흰꼬리수리의 날개는 수리류의 특징인 인디언 치마 같은 모습인데 DVD화면으로 보는 것처럼 선명하게 봤지요.
날고 있던 왜가리가 입에 물고 있던 물고기를 떨어 뜨리는 모습도 같이 봤답니다. 팔당대교 부근에서 망원경으로 멀리 바위위에 근엄하게 앉아 있던 흰꼬리 독수리만 봐 왔던 나는  감격스러웠습니다. 탐조의 참맛과 기쁨과 행복을 이럴 때 만끽합니다.
오늘은 바람이 불고 많이 추운 날씨였습니다. 두꺼운 목폴라 스웨터에 오리털 잠바까지 입었지만 그래도 추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새들의 수는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이즈음에 팔당대교 부근에서 항상 만날 수 있는 큰고니를 유조까지 포함해 15마리를 봤답니다. 고니는 일반적으로 11월 하순무렵에 우리 나라에 찾아오고, 월동지에서는 암수와 애기들이 큰 무리를 지어 겨울을 보낸답니다.
잠을 잘 때는 무리를 이루어 한 쪽 다리로 서서 머리를 등으로 돌려 깃털 사이에 묻고, 헤엄을 칠 때는 목을  S자 모양으로 굽히고, 경계할 때는 목을 수직으로 세운다네요. 항상 물 위에서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있거나 먹이를 찾느라 물속에 고개를 박고 엉덩이를 하늘로 쳐들고 있는 고니만 봤는데 바위 위에서 우아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고니가 한 마리 있어서 발까지 완벽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고니 발은 무슨 색일까요?
다른 새들과 떨어져 혼자 외롭게 헤엄치고 있던 뿔논병아리도 보았지요.
뿔논병아리는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겨울 철새인데 잠수의 명인입니다.
늘 물 위나 속에서 살기 때문에 몸의 구조가 그런 환경에 맞게 진화되었답니다.
다리가 너무 몸 뒤에 있기 때문에 뭍에 서기가 어렵다네요. 우리가 관찰하던 강가 가까이이서 아침에 침대에서 바로 나온 내 모습같은 비오리와  불그레한 머리와 흰 배가 특징인 흰죽지,  머리에 태극무늬와 비슷한 밝은 갈색과 초록의 멋진 무늬가 있는 쇠오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유난히 알락오리와 청둥오리가 많이 보였답니다. 흰뺨검둥오리는 물론이구요. 바람이 불어서인지 강가에 있는 흰빰오리도 봤답니다.
흰빰오리는 잠수성이라 강 가운데서 많이 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자갈밭에서 긴 다리와 검은색의 긴 부리를 가지고 있는 흰목물떼새를 봤답니다.  흰목물떼새의 앞이마의 반원형의 흰점과,  눈 위에 중국 무협지에 나오는 장군의 눈썹처럼 생긴 흰 선과 목에 있는 검은 선까지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었어요.
흰목물떼새 부근에서는 긴 꼬리를 까딱거리며 종종종 뛰어다니는 백할미새를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물결 치듯이 날고 있는 백할미새 10여 마리를 봤답니다.  
예부터 할미새가 집에 둥지를 틀면 그 집안이 번성한다든지 앞으로 큰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지요?
또 자갈밭에 서서 강을 바라보고 있는 분홍색 다리와 노란부리 끝에 빨간 점을 가지고 있는 재갈매기도 봤습니다.
날개색은 거의 성조인데, 부리 끝에 검은점이 남아있는 갈매기도 봤어요.
그 갈매기는 사람으로 말하자면 청소년 재갈매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강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 수풀 속에서는 붉은머리 오목눈이와 참새가 열심히 노래부르고 있더군요.

  새들이 포즈를 달리 취할 때마다 헛갈려 열심히 도감을 뒤지며 다시 확인하고, 관찰력이 부족한 자신을 참 많이 탓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질책한 시간보다 새들을 만나고 알아가는 즐거움이 훨씬 큰 시간이었습니다. 자연을 관찰할 기회가 늘어감에 따라 내 생명의 가치를 가끔 생각해봅니다.
질경이와 민들레와 참새와 박새와 나와 생명의 무게를 단다면? 그리고 가치를 따져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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