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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똑같은 소리하는 ‘안티조선’은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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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똑같은 소리하는 ‘안티조선’은 코미디”  
인터뷰/ 『서프라이즈』 대표필진 공희준씨  


박권일 기자 kipark@digitalmal.com



‘대표적 친노사이트’라 불리는 『서프라이즈』의 대표필진 공희준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노무현 정부와 소위 ‘노빠’라 불리는 열성지지자들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 그는 ‘극렬 친노세력’이 열린우리당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중산층’이 아닌 ‘서민대중’에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는 말도 강조합니다. 아래는 월간 『말』 8월호 「위기의 개혁세력」 중 일부입니다.(편집자)


“『조선일보』와 똑같은 소리하는 ‘안티조선’은 코미디”
인터뷰/ 『서프라이즈』 대표필진 공희준씨

'대통령이 매일 '눈팅'하는 사이트', '친노세력의 논리 생산기지' 등 여러 닉네임을 가진 『서프라이즈』. 인터넷 정치사이트인 『서프라이즈』는 대선 직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은 인터넷'이라는 항간의 말을 엄청난 방문자 숫자로 증명해 온 대표적 '친노 매체'다. 그러나 『서프라이즈』는 최근 서영석 대표 인사 청탁 사건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7월 1일 성균관대 정진수 교수가 인사청탁 건을 폭로했고, 7월 5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서영석 대표가 정동채 문화부장관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가장해 아내 김효씨의 성균관대 교수임용을 청탁했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그간 이번 청탁 건이 자신 모르게 아내가 한 일이라고 밝혀오다 청와대의 발표 직후 『서프라이즈』대표직을 사임했다.

이곳에서 창간멤버로 활동해온 핵심필자인 공희준씨는 7월 5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가 지방에 내려가 있는 사이, ꡐ사건ꡑ이 터졌고,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서영석 대표에게 결정적 타격을 입히고 일단락되어 버린 상태였다. '극렬 노무현 지지자'들이 운집한 『서프라이즈』 내에서 공씨는 '온건중도파' 내지 '좌파'에 속한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비판할 건 매섭게 비판하자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에게서 현재 노무현 정부가 처한 위기, 그리고 온라인에서 보이는 지지자들의 분열현상에 대해 들어봤다.

“한 명이 ‘오버’하면 경보 울려줘야 하는데…”

-서영석 대표 사건으로 『서프라이즈』의 고정필자들도 많이 놀랐을 것 같다. 결국 서 대표가 대표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사건 직후 필자들의 긴급회동 같은 건 없었나.

"긴급회동은 없었다. 필자들끼리 교류가 없는 편이다. 서 대표 부인의 이름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정말 안타깝다. 한 명이 '오버'하면 서로 경보를 울려줘야 하는데…."

-서 대표 사건이 주는 영향은 어떨 것 같나

" 이번 일로 『서프라이즈』가 망해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망하고 안 망하고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서프라이즈』를 만든 것은 어떤 집단적 열망이었다. 그 열망이 죽지 않았다면 제2, 제3의 『서프라이즈』가 생길 것이다. 다만 그 집단적 열망을 개인이 이용하면 안 된다는 게 이번 사태의 교훈이다. '가오'잡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 '사방이 적'이다. 우리가 목에 힘줄 때가 아니다. 좀더 조심하고 겸손해야 하는데 방심했던 것 같다."

-청와대는 정동채 장관은 무관하며 서영석 대표가 직접 인사청탁을 했다고 발표했다. '자신이 청탁하지 않았다'던 서 대표의 글은 결국 새빨간 거짓말이 된 셈이다. 그러자 '도마뱀 꼬리자르기'니 '토사구팽'이라는 말도 나온다.

" 나는 전후사정을 잘 모른다. 아까도 말했듯 필자들 간 교류가 별로 없다."

-대표적 노무현 대통령 지지 사이트에 계시니 묻는다. 소위 '노빠'라 불리던 노무현 지지세력들이 급속히 분열, 이탈하고 있다. 노무현식 개혁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는 방증 아닌가.

"난 '분열'이 아닌 '분화'라고 본다. 노무현 지지세력은 좌우로 과도하게 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왼쪽에 있는 사람들은 떨어져나간다. 요즘 지지층의 헤게모니는 우파가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보수성을 노무현에게 전가한다. 나도 노무현 지지자들 중에 보수층이 이렇게 많다는 데 요즘 놀라고 있다. 특히 전문직 종사자, 그리고 비교적 넉넉한 중산층 지지자들의 영향력이 그 숫자에 비해 크다. 분양원가 공개 문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것 같다."

-노무현 지지층 내부에서 일종의 '계급분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인가.

"바로 그렇다. 그리고 그렇게 분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의 보수성을 지지층에게 전가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노무현이 '원래 보수'였다는 것은 너무 정치공학적인 평가다. 각 대통령에게 맞는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지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는 지금 시스템 자체를 뜯어고쳐야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시스템을 뜯어고치기보다는 그것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개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런 식의 개혁은 DJ 정부 때였으면 진보적이었겠지만 지금 시대의 과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열린우리당 망하면 80%는 유시민 책임

-지지층의 분열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김선일씨의 죽음과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파병강행이 결정적인 듯하다. 노무현 지지층들 중에서도 대다수는 명분 없는 전쟁에 파병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지 않나.

"안영근 의원의 경우, 극단적으로 말해 '또라이짓'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파병 반대하던 양반이 열린우리당 와서 파병 찬성으로 180도 변신해버렸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실감한다. 유시민 의원과 임종석 의원도 안영근 의원과 다를 바 없다."

-17대 국회 개원 이후 열린우리당의 행태에 대해 많은 지지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과반수 정당 만들어줬는데 개혁은커녕 구태만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

"노회찬 의원 말대로 '길 가다 지갑 주은 격'이라 국민들의 열망을 쉽게 망각해버린 것 같다. 현재 열린우리당 망친 절반의 책임은 당내 보수세력이고 나머지 절반은 극렬 친노세력이라 본다."

-당신이 말한 극렬 '친노세력'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대표적으로 유시민 의원이다. 만약 열린우리당이 망하면 그 책임의 80%는 유시민에게 있다. 왜냐하면 유시민 의원이 개혁에 대한 비판지점을 자꾸만 호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개혁을 잘 못해서'여야 한다. 그런데 유 의원은 '당이 대통령 말을 안 들어서 그렇다'는 식이다. 아니, 그러면 청와대에 들어가지 왜 국회에 있나."

-그동안 노무현 지지세력은 '안티조선'의 주도권을 쥐고 ꡐ반수구논리ꡑ를 펴왔다. 그러나 파병문제나 분양원가 공개 문제에서 노무현 정부는 『조선일보』의 ꡐ칭찬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 『서프라이즈』는 침묵하거나 심지어 합리화시킨다. 혹시 『조선일보』가 '반노'라서 '안티조선'을 해왔던 것인가.

"『서프라이즈』가 일정 부분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 부분은 정말 부끄럽게 생각한다. 『조선일보』와 똑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안티조선하는 것은 코미디다."

공희준씨는 "노무현 정부가 가장 수치스럽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개혁을 잘 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또 "나는 『서프라이즈』의 환풍구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노무현 정부가 지지세력을 추스르고 개혁을 완수하려면 소수 중산층이 아닌 서민대중에 눈높이를 맞추고 입이 아닌 행동으로 시스템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2004년 07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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