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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권 교수의 재미있는 칼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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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갯벌의 염생식물 및 중요성 [1]  


1. 시흥 내륙의 식생현황

시흥은 앞에서도 언급했듯 해안과 인접해 있고,
대규모의 공단이 들어서 있으며,
수많은 시민들이 본거지가 시흥이 아닌
타향살이를 하는 젊은이들이 주축이다.
따라서, 낮 시간에는 주택가를 포함한
시내가 텅 빈 베드 타운으로 탈을 바꾼다.

인접한 인천이 국제적으로 물동량이
많은 무역항의 하나이고,
하늘에서 보아 광명시를 지나 김포로 날아 들어가는
국제항로의 경유루트에 걸쳐 있다.

초대형의 중국 임해 공업단지와 바로 마주하고
있는 곳도 바로 이곳 서해안의 거점도시
시흥이 갖고 있는 특징이다.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은 외국과의 물리화학적 접촉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적 특성이 고스란히 시흥의 식물상에서도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즉, 우리 고유의 토종식물이나 역사가 오래된 것으로 인정되는 자생식물이 많은 것이 아니라, 서구의 산업화 과정에서 어렵게 적응하고 살아남은 종들이 많이 보이는 것은 바로 시흥의 지역이 갖고 있는 생물상의 잠재적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공단방향으로는 본격적으로 낮은 지대가 나타나며 비교적 우리의 고유종보다는 외래종의 유입이 잦은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한마디로 물동량의 증가에 따른 화물과 사람 기타 미확인 요인에 의한 외래종의 유입이 일어난 현상이라고 보이며, 특히 공단 주변으로는 거의 숨쉬기조차 힘든 탓에 얼마 전에 심은 가로수가 수인산업도로 주변과는 판이하게 성장속도와 모양새가 달랐다. 수인산업도로 주변의 식물들은 얼마나 건강한지 모른다. 적절한 스트레스와 알맞은 수분 그리고 안정된 주변 여건으로 인해 같은 시기에 식재한 공단지역의 다른 어떤 식물들 보다 성장 속도가 컸다. 눈을 내려 땅을 보자면 우리가 처한 현실을 더더욱 극명하게 알아볼 수 있는 현상들이 나타난다. 바로 외래종 초본류의 천국이다.

최고의 번식력과 생명력을 자랑하는 개망초, 처녀생식이 일반화된 서양민들레, 붉은서나물, 가시상치, 왕씀바귀, 왕엉겅퀴, 등골나물, 독말풀, 향기가 독특한 회향, 서양메꽃, 2년생의 달맞이꽃, 대극과의 땅빈대, 붉은토끼풀, 냉이종류, 염료로 많이 쓰이는 자리공, 독특한 광합성회로를 가진 비름류, 뿌리를 한약재로 많이 쓰인다는 소리쟁이, 미국개기장, 나도바랭이, 서양톱풀, 진드기처럼 달라붙는 미국가막살이, 비교적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놀잇감으로 좋은 도꼬마리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몇 개의 개천에는 수생식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여기도 예외는 아니어서 환삼덩굴을 비롯한 자리공, 회향, 여뀌, 고마리, 바랭이, 냉이류, 서나물류, 소리쟁이 등의 외래식물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수질정화에 절대적인 줄과 고마리, 고랭이, 물옥잠, 마름, 민물말 등의 존재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갈대와 줄, 그리고 물옥잠은 수질을 정화하는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음에도 시흥지역 시내를 가로지르는 개천에서 크게 번성하지 못한 것은 너무도 서식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오수와 하수 그리고 알게 모르게 방류되는 오폐수는 바로 이들 정화식물의 멸절을 부를 뿐 아니라, 우리의 먹을 물도 죽도록 만든다고 보면 간단하다. 물이 죽게 되면 생명의 모든 근원이 막히게 된다. 물이, 먹을 물이 없는 곳에 누가 살 것인가!

일차적으로 공단과 인접한 지역에 서양에 뿌리를 둔 식물들이 우점하게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식물들은 수십 수백 년간을 산업화가 진행되어온 서구환경에 적응되어 살아온 종류들이다. 당연히 그들이 살던 옛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우리 나라의 환경은 곧 자기가 살던 고향과 너무도 흡사한 것이다. 추억이 서린 고향생각에 활개를 치고 살 수 밖에...!
어쩌면 모든 것을 검역하고 관리해야만 하는 정부의 책임으로 돌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우리 스스로 경계하고 눈을 치켜 뜨고 바라볼 일이다.


▶▶▶ 시흥갯벌의 염생식물 및 중요성 - <2. 해안의 식생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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