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소식에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새를 보러 나섭니다.
2주전에 예약을 했는데 전날 비가 많이 와서 새를 제대로 볼 수 있을지..
25일 토요일 철산동 하이마트앞, 아침8:25분 5분 일찍왔네요.
진달래는 버스에서 만나고, 풀잎은 하이마트앞에서, 민들레는 아직 안오고사과나무는 10분 늦는다고 연락이 옵니다.
버스안에서 음악을 듣다가 수다에 방해가 되는 음악을 끄고 이얘기 저얘기들을 하다가
각자의 신기한 문화체험담을 얘기하며 까르르 넘어갑니다.
네비의 안내를 놓친 민들레가 몇 번 진로 수정을 합니다.
운전베테랑이 왠일인가 했더니 전날의 음주가 아직 덜 깨서.. 그랬구나, 힘들겠다..
미사리 조정경기장 경정공원... 우리팀이 제일 먼저 도착합니다.
오늘 진행하실 새 전문가 서정화 선생님과 인사를 하고..
다른팀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새둥지를 살펴봅니다.
새들이 주로 단풍나무에 둥지를 틀고,
매끄러우면 미끄러지니까 꺼칠꺼칠한 느티나무가지로 둥지를 만들고,
오소리털을 물어다 쿠션을 주고
그러나 요즘은 새들이 비닐도 많이 쓴다는 이야기..
이제 모두 모여 인사를 하고 시작합니다.
먼저 필드스코프로 파랑새를 봅니다.
처음으로 파랑새를 자세히 본 사람들이 신기해합니다.
날아다닐때는 그저 까맣게만 보여 왜 이름이 파랑샌지 의아했는데
자세히 보니 부리와 발가락은 주홓색, 배는 청록색 그리고 날개 쭉지 안은 파란색입니다.
공원이 너무 넓어서 차를 타고 돌면서 4군데를 관찰합니다.
이미 새끼들이 다 이소한 후여서 새는 볼 수 없었지만 새끼를 키우던 둥지들을 살펴봅니다.
딱따구리 둥지, 딱따구리는 나무속 길이로 30cm까지 파고 내려가는 둥지를 만듭니다.
새끼들이 교대로 위로 올라와 먹이를 받아 먹고 내려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원에 사람들이 많이 와서 접근을 두려워하던 어미딱따구리가 먹이를 자주 주지 않아서
아래쪽에 있던 2마리가 결국 굶어 죽었다고..
실내로 들어가서 슬라이드를 보고 다 쓰고난 새둥지와 새알들을 살펴봅니다.
오목눈이알, 떼까치알, 동고비알, 붉은머리오목눈이알, 박새알, 딱새알..
새의 크기에 따라 알도 크고 아주 작고 희고 푸르고 마치 보석같습니다.
겨울에도 새관찰 프로그램이 있을 예정이고 팔당 고니학교에 가면 고니도 많이 온다고..
마치고 나오니 모두들 배가 무지 고프다고.. 이리저리 식당을 찾다가 보리밥집에 들어갑니다.
보리밥, 비가오니 칼국수, 비오는날 더 땡기는 파전까지 열심히 먹고나니 이제 배가 무지 부릅니다.
배불러서 바로 차를 타지 못하고 차주위를 2바퀴씩 돌고 탑니다.
파전을 쏜 사과나무에게 보답하기 위해 진달래가 커피를 쏘기로 하고 한강으로 합니다.
커피도 마시고 강바람도 쐬고 소화도 좀 시키자고..
커피숍 2층에 올라가 강도 바라보고 훈련하는 사이클 선수들의 몸도 구경합니다. 일석이조.
민들레는 술이 덜 깨어 엎드려 있습니다.
대화에 끼이지도 않고 그저 실실 웃기만 하구요.
잠깐 눈좀 붙이라고 하고 우리는 강바람을 쐬러 내려갑니다.
진달래는 풀잎과, 사과나무는 여울각시와 산책하면서 여기저기 살펴보고 얘기도 합니다.
먹이를 찾으러 볼록 볼록 잠수하는 가마우지의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불어 가장자리는 파도기 심한데 깊은 한가운데는 오히려 고요하다고 사과나무가 말합니다.
그렇지요.. 사람도 속이 깊은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늘 고요하지요.
그랬더니 사과나무가 정말 그런거 같다고, 자기 일상을 얘기하면서 바로 반성에 들어갑니다.
강남 결혼식장에 가는 사과나무를 잠실에 내려드리고,
오는 길은 가을과 여행얘기를 합니다..
가을느낌이 나니 마음이 쓸쓸해지고 여행을 가고 싶다~
비빔밥 먹으러 전주에 갔다올까?
소쇄원은? 아 소쇄원 참 좋지,
담양은 어떻고, 담양가면 죽녹원도 가고 죽통밥 먹어야지,
철산동에서 버스타고 속초 가는 것도 괜찮고,
가을에 여우숲에 강의 들으러 가고 싶다,
추풍령 사과밭에 사과 따러 가야되고,
올겨울엔 꼭 가창오리를 보러 가자,
맛있는 거 찾아다니는 ‘맛여행’을 기획하자
우리는 이 지구에도 여행을 온 것이지요.
그래서 여행은 늘 우리를 설레이고 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여행이야기는 해도해도 즐겁습니다.
한바탕 여행 얘기를 하다보니 광명에 다 왔네요. 정말 여행을 다녀온 한 느낌..
힘든 민들레가 각자 집 앞에 내려줍니다. 민들레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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