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이야기숲 터전 정비했어요~

320x100

상반기에는 탁자만 놓고 수업을 했었지요.

따뜻한 봄날과 시원한 바람부는 날은 괜찮은데

무더운 날과 비오는 날에는 지붕이 필요했어요.

방학동안 내내 어떻게 지붕을 얹고 아래에는 무엇을 놓을까?를 고민했지요.

정자는 불법건축물이어서 지을 수 없고,

평상을 놓자니 용도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물어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고, 논의하고, 견적받고... .해서

지붕은 비닐하우스로, 바닥은 탁자로.. 하기로 결정했지요.

 

탁자는 세상의 모든 나무팀에게 주문하고 지붕은 비닐하우수 업체에 의뢰합니다.

태풍전날, 갑자기 지붕공사를 하러 현장에 왔다고 연락이 옵니다.

태풍을 피하고 날 좋은날 다시 하기로 하고 자제만 내려놀고 돌아갑니다.

며칠뒤 새벽같이 공사하러 온다고 또 전화가 옵니다.

미리 연락을 하셔야지, 우리가 산들학교에 살고 있는게 아닌데..

오전은 회의가 있어서 오후에 미리 연락 달라고 하고 일을 하는데, 오후에 현장에 와 있다고 또 연락이 옵니다.

 일을 급히 마무리하고 달려갑니다.

땅이 삐뜰어져서 한쪽을 기준으로 첫 기둥을 세우고 양쪽 세로 길이가 같도록 다시 실측을 합니다.

땅에 기본 파이프로 먼저 박아 구멍을 내놓고 파이프를 넣어 다시 박습니다.

양쪽간격을 맞춰 파이프들을 세웁니다.

지붕에는 비를 가리느라 한겹, 햇빛 가리느라 또 한겹을 덮습니다.

공사 중간 중간 우리가 필요한 것을 설치해 달라고 부탁도 합니다.

이야기숲휘장과 작품을 걸기위해서 파이프를 아래위로 2개 더 답니다.

양쪽옆은 비닐을 덮지않고 개방하기로 했으나 비올 때를 위해서 비닐을 말아 올릴 수 있게도 합니다.

땀을 흘리고 일하시는 분들을 위해 민들레가 시원한 냉커피를 타옵니다.

하나하나 연결되어 점점 완성되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집을 짓는다는 뿌듯함도 느낍니다.

3시간을 꼬박 서있는데도 힘들지가 않습니다.

 

토요일, 이제 탁자가 들어오는 날입니다.

수수꽃다리 남편이 벽돌을 구해주셔서 산들학교에 한꺼번에 옮겨놓기로 합니다.

먼저 소하동에서 벽돌을 싣고 옥길동 공방으로 탁자를 실으러 가기로 합니다.

농장장님이 5톤 대형트럭을 가지고 왔습니다. 차가 얼마나 크고 긴지 잡채만합니다.

농장장님과 수수꽃다리와 여울각시가 벽돌을 하나씩 트럭에 싣습니다.

힘도 들고 너무 많아서 반만 가져가기로 합니다.

트럭에 올라타니 이층에 앉아있는것 같습니다.  이차에 여자가 타기는 오늘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남자가 있어야 탁자를 같이 내릴 수 있는데
..

일요일이라 교회에 계시는 수수꽃다리 신랑을 오라고 해서 중간에서 태우고 탁자를 찾으러 갑니다.

짙은 나무색의 탁자를 상상했는데 곱고 깨끗한 나무결이 그대로 드러난 예쁜 탁자가 기다립니다.

 

  탁자를 싣고 오는데 하늘지기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왜 아무도 없느냐고.

오늘 터전정비하려고 전 회원을 소집했는데 모두 못나오고 하늘지기만 나왔나봅니다.

도착해서 농장장님이 차에서 내려주고  하늘지기와 민들레, 수수꽃다리와 수수신랑, 여울각시는 아래서 받아 내립니다.

탁자를 올려놓기 위해서 땅을 파서 벽돌은 놓습니다.

움직이지 않게 평형을 맞추느라 간격을 재고 땅을 파고 다시 올려놓아보기를 여러번 합니다.

수수꽃다리 신랑이 땀을 뻘뻘 흘리며..

민들레가 시원한 냉커피를 타다 주어서 덕분에 잠시 쉽니다.

하늘지기 신랑 버들피리가 와서 이전에 쓰던 탁자를 분해해서 치워달라고 부탁합니다.

여울각시는 그전의 통나무의자를 뽑아서 한줄로 다시 놓습니다.

다 맞춰놓고 나니 맑은 나뭇결의 탁자와 의자가 환하고 예쁩니다.

이제 누가 가져갈까봐 걱정이 됩니다. CCTV를 달까? 체인을 감고 자물쇠를 채울까?

매번 수업끝나면 산들학교안에 들여다 놓을까? 각자 의견을 말합니다.

오늘은 일단 검은비닐로 덮고 줄을 매어놓고 나옵니다.

일을 다 하고 가려는데 국궁선수 때죽나무가 옵니다.

수원에서 대회를 마치고 이제 돌아왔다고 합니다.

감기가 들어 몸도 좋지 않은데도 회원들과 같이 일하려고 왔답니다.

옆에 둘둘 말아 올려놓은 비닐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곳곳에 구멍을 뚫어놓고,

오랜만에 만나서 그간의 이야기숲 얘기도 하고 내년얘기도 좀 하고,

버려둔 쓰레기를 모두 모아서 차에 싣고.. 돌아옵니다.

항상 회원으로써 같이 못해서 미안하다고.. 괜찮아.. 우리 회원으로써 함께하는 마음으로 알리는 것이니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늘 마음이 대지같이 따뜻하고 단단한 친굽니다.

 

그간의 숙원사업도 해결하고 때죽과도 마음통하는 대화도 하고.. 오늘은 참 좋은 날입니다.

농장장님, 민들레, 하늘지기, 수수꽃다리, 수수꽃다리신랑, 버들피리, 때죽나무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