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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게시판

1학년 올챙이들과 올챙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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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이들을 모시고 (?) 들살이를 간다고 생각하니 긴장된다.
조그만 스케치북에 교재를 만들기 시작한다.
개구리의 한살이와 올챙이 알그림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짝을 찾기 위해 울음보를 터질듯이 부풀리고 있는 수컷 개구리들의
사진등을 조심 조심 붙이고 써넣고 정성을 다한다.
가까스로 교재를 만들고, 아하! 그렇지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려 주면 아이들이 좋아할거란 생각이 스친다.
인터넷을 여기 저기 뒤져서 녹음기에 녹음해서 들어본다.
아 그런데 잘 나오질 않는다. 녹음한 만큼 앞으로 갔을거라 생각해서 뒤로 돌린것이 잘못된 걸까?
그만둘까? 하다 다시 한번 시도하기로 한다.
청개구리 목소리가 얼마나 우렁찬지 작은 고추가 맵다더니 그 조그만 몸매에서 어떻게 그런 큰 목소리가 나오냐..대단하다.
두꺼비, 청개구리, 참개구리, 황소개구리등을 무슨무슨 개구리 소리입니다.란 멘트를 넣어서 녹음을 하고 아예 내일 현장에서
들어보자 하고 녹음기 잠금장치를 하고 기타 후라이팬 돋자리등을 준비해 놓는다.
개구리 위눈꺼풀은 움직이지 않고 아래 눈꺼풀만 움직이는걸 수영 물안경을 쓰고 설명하면 머리에 쏙쏙 들어가겠지 하고 물안경도 챙겨 놓는다.
자전거를 타고 부르스타는 자전거 뒤에 묶고 그릇, 돋자리는 양손잡이에 매달고 약속 장소인 농협앞으로 간다.
주렁주렁 매달고도 균형을 잘잡고 자전거를 타는 나는야 베스트 들라이버!!
저멀리 많이 보던(?)분이 진달래꽃을 따고 있다. 꽃도둑 잡아라 소리 치고 같이 웃는다.
우리 1학년은 6명인데 2명 결석이라 4명. 으흠 단촐하니 수월하겠는걸. 
은평구 하나고앞 습지에 도착하여 올챙이를 관찰하는데 준비한 락앤락통에 올챙이를 조심스레 떠서 보여주니 신기해하며
만져보고 싶어한다.
돌아가며 살살 만져보고 무사했는데 마지막에 공명이가 만져본다. 윽 그런데 애정이 너무 깊었나? 올챙이배가 터져 버렸다.
물에 놓아주니 잠깐 움직이는 듯 하더니 옆으로 픽 쓰러진다. 저런!
습지가의 둑에서 어제 심혈을 기우려 만든 교재를 보여주며 설명을 하려고 했는데 이런 수월할거란 기대가 와르르 무너진다.
교재를 건성으로 훑어 보는 듯 하다.
그러면 비장의 무기가 있지잉 하고 녹음기를 들이대며 "얘들아 내가 개구리 울음소리를 녹음해 왔는데 들어보자" 하고 녹음기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내목소리 "두꺼비 소리입니다." 가 나오고 두꺼비 울음소리가 들린다. 애들의 표정이 신기한 표정으로 바뀐다.
그럼 그렇지. 므흣한 미소를 짓고 다음 타자 청개구리 목소리를 기다리는데 자꾸 두꺼비 소리입니다만 반복한다. 이런 된..
습지 아래쪽으로 가서 올챙이를 더 보는데 그쪽은 위쪽보다 물살이 더 세고 올챙이수도 적어서 그릇에 뜨기가 쉽지 않다.
승원이 태연이 장화로 왔다 갔다 해서 혹시라도 개울창에 빠질까봐 걱정된다.
습지에서 나아서 진관사쪽으로 걸어가는데 태연이가 찬희가 자기말을 따라 한다고 때려주고 싶다고 한다.
찬희와 태연이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을 해주었더니 조용해진다.
도로에 공사중이라 구멍을 뚫어 놓은것을 찬희가 두더지 구멍이라고 말해서 웃음이 나왔다.
진관사로 가는 도중 저 앞에는 공명이가 우적우적 앞서 걸어간다.
승원이는 아까 습지에서도 그러더니 장화위에 입은 바지를 쑥 걷어 올려 종아리가 드러나서 물어보니
엄마가 이렇게 올려 입으라고 했다나?
공명이가 어제 저녁 열이 났다고 해서 이마를 만져보니 지금은 열은 없다.
진관사에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점심을 먹으려고 기다리는데 공명이 엄니의 전화.
열은 괜챦고 곧 점심 먹을거라고 말씀드렸다.
음식을 남겨선 안된다고 해서 아이들 반찬을 조금씩 내가 먹어 주었다.
태연이 찬희 모두 맛있게 먹고 공명이와 승원이는 한번 더 가져다 먹었다.
찬희가 아까 받은 사탕은 언제 줄거냐고 묻길래 이따 차를 타면 줄거라고 말했더니 생태보전 사무실로 가는데 왜 안주냐고
자꾸 묻는다.   다른 아이들은 배냥을 진관사마당에 놓고 가볍게 다니는데 찬희는 내내 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다.
밥을 먹고 다른 아이들은 무궁화꽃이 피었읍니다를 하는데 찬희는 도룡용알 보여주게 다른 아이들 데려 올게요 하면서
아이들에게로 간다.
그런데 혼자 온다  그렇게 왔다 갔다 하니까 다리가 아프다고 한다.
무궁화놀이를 마친 아이들이 도룡용 알을 보러 와서 막대기에 걸어본다.
계곡산 개구리알도 막대기로 휘저어보는데 움직이기는 하나 바위에서 떨어지지는 않는다.
생명의 신비는 그렇게 호락호락한게 아니여. 어디서 계곡산개구리 엄마가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화전을 부치러 가서 가스를 넣고 불을 켰는데 불이  확번져서 얼른 불을 끄고 부근에 있는 어느분께 부탁하여 불을 켜고 화전을
붙이기 시작하다.
불이 싼듯 조금 바닥이 타는 듯 해서 불을 줄이고 익는대로 먹었다. 뜨거우니 조금씩 떼서 식혀서 먹으라고 주의를 주곤 내 입에도 낼름.   
마무리를 하고 오늘의 느낌을 그림이나 글로 써내라고 하니 다들 스케치북을 꺼낸다.
그런데 찬희는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아요. 하며 끝내 배낭을 짊어진채로 있다.
차안에서 찬희가 그렇게도 기다리던 사탕을 받고 퀴즈도 풀고....어제 잠을 설쳐서 그리고 긴장이 풀린 탓인지 정신없이 노를 저었더니 농협에 다 왔다.  도착 예정 시간 문자를 받은 학부형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이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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