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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03년 환경교육을 마치며...(하안초등 이은재 선생님의 정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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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을 되돌아본다.
우리 아이들이 코딱지 선생님과 여러 자원봉사자분들과 함께 했던 모습을 떠올려 본다.

산으로 들로 환경교육을 나가는 날이면 순둥이 우리 현일이, 너무도 예쁘게 웃는 귀여운 꼬마 아가씨 우리 희주, 부끄러움을 잘 타는 우리 명수, 산책을 좋아하는 우리 진형이, 양치기 소년 같은 우리 멋진 상일이, 겁쟁이 게임맨 우리 현민이,  형광등을 사랑하는 어린왕자 우리 현명이, 귀여운 고집쟁이 우리 원준이, 절대 음감 우리 영진이, 공주님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예쁜이 공주님 우리 예슬이, 목소리가 우렁찬 우리 규민이, 언제나 의젓한 우리 자건이, 재잘 재잘 수다쟁이 우리 지혜, 착하고 듬직한 우리 상엽이, 뚝딱 뚝딱 맥가이버 같은 우리 의세.....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설레이기 시작한다. 어느 때 보다도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북적북적 교실에 모여 자기 짐을 꼭 끌어안고는 코딱지 선생님을 기다린다.

여러 자원봉사 선생님들과 코딱지 선생님과 함께 한 환경 교육은 우리 아이들에게뿐 만 아니라 함께 한 어른들에게도 자연을 친구 삼아 마음을 여유를 느껴 볼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이제는 들로 산으로 자연을 찾아 나가는 것이 자연스러워 진 우리 아이들. 그 자연 안에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진실로 의젓하고 사랑스러운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였다. 학교라는 환경 안에 끼워 맞춰진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라, 자연 안에 스스로 자유로운 행복한 존재였다.

우리 아이들은 자연 안에서 더욱 활기차고 능동적이었으며 자유로웠다. 또한 아이들 개개인에게 잠재된 정서가 자연 안에서 더욱 자연스레 밖으로 발산되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제부터 인가 손을 꼭 잡지 않아도, 짝꿍 선생님이 없어도 우리 아이들은 너무도 의젓하게 자신들의 볼거리에 관심을 기울였고 주의를 집중하였다. 언젠가.. 멋진 두꺼비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났을 때, 우리 아이들은 너무도 반짝이는 눈으로 얼굴을 활짝 피우며 두꺼비에게로 몰려들었다. 그리고는 휘둥그레 만져보고 들어올려 보고.. 하며 한참 동안이나 행복해했다. TV 화면이나 예쁘게 복사 된 종이가 아닌 실제 보이는 하나의 생명체를 직접 아이들 눈으로 보며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는 그 시간이 너무도 기쁘고 뿌듯했다.

자연에게서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서 아름다움을 배울 수 있었다. 진실로 참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진실로 기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환한 아이들의 모습을 마음속에 사진처럼 남겨 두고 싶다. 아이들을 구속하지 말기! 아이들의 의지를 존중하기! 아이들에게 맡겨주기! 언제나 사랑하기! 인내하며 기다리기! ... 환경 교육을 마치며 풋내기 교사가 다짐해 보는 나와의 작은 약속이다.

그 동안 함께 해 주신 경실련 선생님들과 자원 봉사자 선생님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멋진 선생님. 코딱지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가슴 가득 전해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우리 장애아동들에게 이러한 교육의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어 우리 아이들이 그러했듯이 많은 장애 아동들이 행복한 시간을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선물로 바쳐주는 우리 어른들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 사랑스런 우리 이쁜이들~ “평화로운 산과 나무와 작고 귀여운 풀꽃들과 신기한 모양의 곤충들과 따뜻한 바람과 상쾌한 공기와 맑은 시냇물을 너희들에게 다~ 줄께. 받아주렴. 너희들 곁에는 멋진 친구들이 이렇게도 많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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