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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가을을 알리는 열매 - 11월 3일 공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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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알리는 열매

제3강
일시: 2003년 11월 3일
장소: 애기능 구름산
강사: 류창희 자연생태연구소‘마당’소장
정리: 바람이 김 귀녀

구름산 단풍이 오늘 절정인 듯 싶다.  온갖 색들로 색 잔치를 벌리고 있는 구름산 들판에서 오늘 코딱지 선생님과 함께 “가을 열매”에 대해 공부를 했다.  가을 단풍속의 가을 열매, 오늘 딱 맞는 주제다.  “열매”는 줄기에 매달려 익을 때 문이 다 열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열매를 사람에 비교하자면 자식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식물은 자기자리에 자기 씨를 쏟아놓기보다는 보다 멀리 자기종이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주 다양한 모양으로 열매를 맺어 번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갖고 있다.  그러면 각 열매들의 번식전력을 한 번 알아보자.  처음 우리가 본 것이 들길에 쫙 깔려 흔하게 피어있는 강아지풀.  강아지풀은 동물꼬리모양을 하고 있는 털 식물이다.  푸른빛을 띨 때는 강아지풀 줄기를 반으로 갈라 수염놀이를 했었다.  가을이 되어 누렇게 변한 털 안에 씨앗이 촘촘히 박혀있는데 쓰다듬어서 씨앗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털어내야 씨앗이 떨어진다.  강아지풀(털)을 털어 씨앗이 퍼지고 털만 가지고 사람들은 무언가를 쓸어담거나 할 때 사용한다.
강아지풀은 이렇게 자기의 생긴 모양(꼬리털)을 가지고 탈만 쓰도록 유인하여 자신을 퍼트린다.  두 번째로 본 것이 아이들과 요즘 한창 옷에 붙이며 놀고 있는 “가막사리”, 가막사리의 이름말이 재미있다.  가서 막 살아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ALE거나 말거나.  가막사리와 비슷하나 고슴도치처럼 생긴 도꼬마리도 자주 아이들과 옷에 붙이며 노는 열매인데 씨앗 하나하나가 끝이 바늘처럼 뾰족뾰족하거나 갈고리모양을 하고 있어 털에 잘 붙는다.  씨앗에 바늘이 있는 열매들은 모두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 털에 붙어 멀리멀리 번식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식물이다.  덩굴식물로 빈 깍지가 돌돌 말려있는 돌콩을 보았다.  돌콩은 무언가가 자기를 건드리면 씨앗주머니를 쥐어짜듯이 돌돌 말아 그 안에 있는 씨앗을 쏟아낸다.

저수지 옆으로 노랗게 피어있던 서대나물이 씨를 맺어 하얀 갓털로 가득 찬 솜꽃을 만들었다.  갓털하면 생각나는 꽃은 이른 봄날의 노란 민들레다.  갓털로 씨앗을 맺는 종류의 꽃들은 낙하산을 달고 씨앗 하나하나가 바람에 eendtlf 멀리멀리 퍼져나간다.  아이들의 입 바람에도 두둥실 -번식 전략 성공이다.

씨만 있는 달맞이꽃은 코딱지 선생님이 가르쳐주지 않았으면 뭔지 모르고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노란꽃이 달려 있으면 알아보겠는데 씨앗만 달고 있으니 통 모르겠다.  몇 송이 안남은 노란 달맞이꽃을 따서 꽁지의 암술대를 쏙 잡아 뽑아 귀속에 꽂으니 예쁜 귀걸이가 되었다.  분꽃으로 하던 놀이다.  힘 좋은 달맞이꽃대를 잘라 거꾸로 터니 까만씨가 마구 쏟아져 나온다.  달맞이 꽃대가 튼튼하고 질긴 것은 누군가 자기 몸을 쳤을 때 씨앗이 마구쏟아져 번지게 하려는 작전이란다.  여기서 상식 한 토막 이 작은 씨앗이 달맞이 기름으로 짜서 항암치료제로 쓴단다.  이른 봄날 연초록이 산천을 덮기도 전 노랗ㄱ[ 흐드러져 우리의 마음을 밝게 하는 개나리꽃도 그 자리에 열매(씨)를 달고 있다니 오늘 처음 보고 안 사실이다.  꺽꽂이 식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개나리도 씨앗을 심어 종자를 퍼트릴 수 있다는 사실.  새로운 사실에 새로운 사실 한가지 더.  무화과 열매는 꽃이 없이 열매를 맺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사람 눈에 잘 안 띠일 뿐 꽃이 있다는 사실이다.

“엄마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
...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찔레꽃이 빨간 열매를 맺었다.  일명 까치밥이라고도 하는 빨간 열매의 과즙에는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다.  과즙이 있는 과일 열매들은 자기씨를 퍼트릴 작저응로 단맛을 선사한다.  그런데 여기에 과욕을 부려 씨앗까지도 어떻게 먹어 볼 생각이라면 다시 생각하기를 바란다.  강한 독성을 작고 있어 우리 몸에 해롭다.  찔레꽃 열메같은 경우 씨앗을 먹게 되면 씨앗의 독성으로인해 변을 볼 때 항문에서 피가 나온단다.  우리는 비타민C가 많다는 말에 빨갛게 익은 작은 열매를 따서 단맛을 보고는 씨앗을 멀리멀리 뱉어냈다. 찔레꽃 열매는 자기 전략에 성공한 셈이다.  입 안에 단맛을 머금고 몇 발자국 움직여 코딱지선생님이 올해 열린 엷은 밤색빝의 솔방울 하나를 따서는 하얀 종이위에 털자 솔방울 사이사이에서 날개를 하나씩 달고 있는 작은 씨앗이 나왔다.  그 씨앗을 입에 물고 깨물자 잣맛이 났다.  어쩜 그렇게 고소할까?  소나무 위에서 청설모가 왜 솔방울을 그렇게 쥐고 우물거렸는지 이제 알겠다.  때마침 솔방울 씨를 열심히 먹고 있는 청설모를 보았다. 청설모는 다람쥐와 다르게 기름기 많은 열매를 좋아한단다.  다람쥐 보기가 귀하니 청설모를 봐도 신기하고 반갑다.  아! 솔방울의 자기 씨앗 퍼트리기 전략 - 솔방울은 비가 오면 자기 몸을 오무려 문을 달아 씨앗을 보호하고 맑고 좋은 날은 꽃잎처럼 활짝 문을 열어 씨앗을 바람에 날려 보낸다.

이렇듯 가을 들판에 온갖 종류의 식물들이 열매(씨)를 맺고 자기를 번식시키기 위해 자기 생김새의 특징을 살려 다양한 방법들을 써고 있다.  씨앗을 퍼트리기 위해 자기 생김새(특징)에 따른 자기만의 방법을 쓰고 있는 식물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생각났다.  우리 아이들도 다 자가 생김새가 다른데(외형뿐 아니라 내면까지도) 자기 자신을 키우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쓰고 있는지.  우리 모두 비슷한 길 안에서 비슷한 방법만을 고집하며 못 자라고 있는건 아닌지.  각 열매들의 번식 전력을 보며 다시 한번 자식을 향한 나 자신을 되돌아 본다.

** 상실 한토막
-열매 중에서 가장 영양이 농축되어 있는 것은 견과류.  왜냐하면 견과류는 씨앗 그 자체    가 열매이니까.
- 가을철 냉이를 보고 겨울을 가늠한다.
   냉이잎이 많이 나와 있고 뿌리가 짧으면 그 해 겨울은 눈이 많고 포근하다.  반대로 뿌     리를 깊게 내리고 잎이 적을 때는 혹독한 추위의 겨울을 예상하시길.  가을철 냉이는 겨     울을 나기 위해 영양분을 많이 축적하고 있으니 가을냉ㅇ이를 캐서 밥상에 한 번 올려      보세요.  영양 만점 맛도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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