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x100
"생태파괴·도시화 척도", "인동초·억새는 역수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망초·토끼풀·강아지풀·달맞이꽃은 물론, 벼·보리·밀·콩·팥·호박·참외가 모두 외래식물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단지 먼 옛날 한반도로 건너왔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다.
이 외래식물 중에서 사람 도움 없이 그 나라 자연환경에 적응해 스스로 크는 식물을 귀화식물이라 한다. 외래식물 중에서 사람이 직접 재배하는 식물은 귀화식물이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 귀화식물은 약 2백여종.
국내 2백여종 서식
귀화식물은 인간활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상처를 통해 병원균이 들어오듯, 항구·공항·고속도로변·외국군 주둔지·원예시험장 등을 통해 들어온다. 숲이었던 곳이 불도저나 굴삭기로 밀어붙여 벌거숭이 땅이 되면 그곳에 귀화식물이 잔뜩 생긴다. 그러나 생명력이 강한 소수종을 제외하면 곧 토종 재생식물과 싸움에서 밀려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귀화식물은 야생초와 함께 인간 활동이 격심한 곳이나 재래식물이 생육할 수 없는 황폐한 곳에 많이 분포한다. 이런 속성들 때문에 귀화식물은 그 지역의 생태계가 어떻고, 얼마나 도시화가 되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개망초(북아메리카 원산)
개쑥갓(유럽 원산)
도꼬마리(북남미, 유럽 원산)
전국에 분포하는 귀화식물 총 종수(N)에 대한 그 지방 귀화식물 종수(S)의 백분율을 도시화지수로 제시할 수 있다. 임양재 한국생태계연구회 회장과 전의식 한국식물연구회 회장은 80년 '한국의 귀화식물 분포'에서 우리나라 도시화지수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의 도시화지수가 36.4로 가장 높고, 다음이 대구(31.8), 춘천(27.3), 충주(22.7) 순이다. 이들은 춘천의 도시화지수가 높은 까닭을 미군 주둔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의식 회장은 98년 안양 학의천을 따라 7개 지점을 설정하고, 그 지점에 출현하는 식물 전체를 조사해 귀화율을 산출했다. 이에 따르면 자연식생에 가까운 숲이 있는 상류에서는 귀화식물이 전혀 없었으나, 시냇물을 따라 내려오면서 귀화율이 증가했다. 이는 하류로 내려가면서 환경파괴가 심화하고 있는 현상과 부합하고 있다.
도시화가 심해질수록 귀화식물 종수가 늘어난다. 서울은 80년 40종이 있었으나, 89년 65종으로 늘어났다. 완도에서 약 3백m 떨어진 주도(珠島, 천연기념물 제28호)는 80년 귀화식물이 없었다. 그러나 완도 매립 확장으로 150m 더 가까워지고, 매립영향으로 조류 흐름이 바뀌어 앞에 조그만 모래언덕이 생기자, 99년 5종(큰망초, 개망초, 큰방가지똥, 비짜루국화, 개쑥갓)이 침입했다.
토종에 밀려 사라지기도
역사로 기록되기 전, 곧 선사시대 한반도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는 귀화식물을 사전귀화식물(史前歸化植物)이라 한다. 농경지 부근에서만 자라거나 벼와 비슷한 생활습성을 가진 풀 82종을 사전귀화식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중 도꼬마리는 국화과에 속하며, 중국어로 창이(蒼耳)라 하는데, 열매 모양이 귀걸이를 연상해서 나온 이름이다. 전국에 분포하나 북부지방에 많이 나타나며, 열매 표면에 갈고리 모양 가시가 많이 나 있어 사람이나 짐승에 달라붙어 멀리 퍼진다.
강아지풀도 사전귀화식물이다. 밭이나 공터, 길가에 흔히 자라는 한해살이 풀이다. 이삭 모양이 강아지 꼬리같아 생긴 이름인데, 곡식으로 이용하는 조를 축소한 모양 같다.
역사시대 농작물과 같이 들어온 귀화식물을 구귀화식물(舊歸化植物)이라 한다. 대표종으로 냉이와 질경이를 들 수 있다. 냉이는 전 세계에 두루 자라는 두해살이 풀이다. 원래 유럽에서 자라던 것이 농경활동에 따라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고혈압과 변비에 효험을 보이는 풀이기도 하다.
'돼지풀' 미군따라 들어와
질경이는 길바닥이나 공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해살이 풀이다. 산을 오르다 보면 길을 따라 일렬로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이 밟혀 다른 식물들이 죽어 없어진 곳에서도 이 질경이만은 살아 있다. 질경이 씨앗은 산소가 없는 질소 가스 속에서도 발아한다. 그러나 키가 작아 빛에 대한 경쟁에서는 이길 수 없어 숲 속에서는 자라지 못한다.
1876년 개항이후 들어온 귀화식물도 많다. 이 중 독말풀은 식물학자 팔리빈(Palibin)이 189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기록한 귀화식물이다. 원산지는 열대아메리카이며, 풀에 아드로핀과 스코폴라민이라는 환각성분이 있다.
아드로핀은 화학무기에 감염됐을 때 일시적으로 고통을 잊게 해주는 주사약으로도 사용한다. 의사 지시에 따라 알맞게 사용하면 진통·진정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잘못 먹으면 의식을 상실하고 피부가 화끈거리며, 심하면 실명한다.
해방 이후 미군이 진주하면서 미국 군수물자를 통해 들어온 귀화식물도 적지 않다. 이 중 돼지풀은 환경부가 인체에 해를 끼치는 식물 1호로 정해 제거하는 데 힘을 쓰고 있다.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콧속에 들어가거나 눈에 들어가면 심한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북한은 '누더기풀'이라 부르며 인민들을 동원해 다 뽑아버렸다.
귀화식물은 80년대 이후 들어온 것들도 있고, 지금도 어느 귀화식물이 새로 생겼을지 알 수 없다. 또 귀화했어도 사리풀이나 선옹초처럼 재생식물과 경쟁에 밀려 사라진 것도 있고, 인동초·매듭풀·억새처럼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귀화한 식물도 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망초·토끼풀·강아지풀·달맞이꽃은 물론, 벼·보리·밀·콩·팥·호박·참외가 모두 외래식물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단지 먼 옛날 한반도로 건너왔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다.
이 외래식물 중에서 사람 도움 없이 그 나라 자연환경에 적응해 스스로 크는 식물을 귀화식물이라 한다. 외래식물 중에서 사람이 직접 재배하는 식물은 귀화식물이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 귀화식물은 약 2백여종.
국내 2백여종 서식
귀화식물은 인간활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상처를 통해 병원균이 들어오듯, 항구·공항·고속도로변·외국군 주둔지·원예시험장 등을 통해 들어온다. 숲이었던 곳이 불도저나 굴삭기로 밀어붙여 벌거숭이 땅이 되면 그곳에 귀화식물이 잔뜩 생긴다. 그러나 생명력이 강한 소수종을 제외하면 곧 토종 재생식물과 싸움에서 밀려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귀화식물은 야생초와 함께 인간 활동이 격심한 곳이나 재래식물이 생육할 수 없는 황폐한 곳에 많이 분포한다. 이런 속성들 때문에 귀화식물은 그 지역의 생태계가 어떻고, 얼마나 도시화가 되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개망초(북아메리카 원산)
개쑥갓(유럽 원산)
도꼬마리(북남미, 유럽 원산)
전국에 분포하는 귀화식물 총 종수(N)에 대한 그 지방 귀화식물 종수(S)의 백분율을 도시화지수로 제시할 수 있다. 임양재 한국생태계연구회 회장과 전의식 한국식물연구회 회장은 80년 '한국의 귀화식물 분포'에서 우리나라 도시화지수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의 도시화지수가 36.4로 가장 높고, 다음이 대구(31.8), 춘천(27.3), 충주(22.7) 순이다. 이들은 춘천의 도시화지수가 높은 까닭을 미군 주둔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의식 회장은 98년 안양 학의천을 따라 7개 지점을 설정하고, 그 지점에 출현하는 식물 전체를 조사해 귀화율을 산출했다. 이에 따르면 자연식생에 가까운 숲이 있는 상류에서는 귀화식물이 전혀 없었으나, 시냇물을 따라 내려오면서 귀화율이 증가했다. 이는 하류로 내려가면서 환경파괴가 심화하고 있는 현상과 부합하고 있다.
도시화가 심해질수록 귀화식물 종수가 늘어난다. 서울은 80년 40종이 있었으나, 89년 65종으로 늘어났다. 완도에서 약 3백m 떨어진 주도(珠島, 천연기념물 제28호)는 80년 귀화식물이 없었다. 그러나 완도 매립 확장으로 150m 더 가까워지고, 매립영향으로 조류 흐름이 바뀌어 앞에 조그만 모래언덕이 생기자, 99년 5종(큰망초, 개망초, 큰방가지똥, 비짜루국화, 개쑥갓)이 침입했다.
토종에 밀려 사라지기도
역사로 기록되기 전, 곧 선사시대 한반도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는 귀화식물을 사전귀화식물(史前歸化植物)이라 한다. 농경지 부근에서만 자라거나 벼와 비슷한 생활습성을 가진 풀 82종을 사전귀화식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중 도꼬마리는 국화과에 속하며, 중국어로 창이(蒼耳)라 하는데, 열매 모양이 귀걸이를 연상해서 나온 이름이다. 전국에 분포하나 북부지방에 많이 나타나며, 열매 표면에 갈고리 모양 가시가 많이 나 있어 사람이나 짐승에 달라붙어 멀리 퍼진다.
강아지풀도 사전귀화식물이다. 밭이나 공터, 길가에 흔히 자라는 한해살이 풀이다. 이삭 모양이 강아지 꼬리같아 생긴 이름인데, 곡식으로 이용하는 조를 축소한 모양 같다.
역사시대 농작물과 같이 들어온 귀화식물을 구귀화식물(舊歸化植物)이라 한다. 대표종으로 냉이와 질경이를 들 수 있다. 냉이는 전 세계에 두루 자라는 두해살이 풀이다. 원래 유럽에서 자라던 것이 농경활동에 따라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고혈압과 변비에 효험을 보이는 풀이기도 하다.
'돼지풀' 미군따라 들어와
질경이는 길바닥이나 공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해살이 풀이다. 산을 오르다 보면 길을 따라 일렬로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이 밟혀 다른 식물들이 죽어 없어진 곳에서도 이 질경이만은 살아 있다. 질경이 씨앗은 산소가 없는 질소 가스 속에서도 발아한다. 그러나 키가 작아 빛에 대한 경쟁에서는 이길 수 없어 숲 속에서는 자라지 못한다.
1876년 개항이후 들어온 귀화식물도 많다. 이 중 독말풀은 식물학자 팔리빈(Palibin)이 189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기록한 귀화식물이다. 원산지는 열대아메리카이며, 풀에 아드로핀과 스코폴라민이라는 환각성분이 있다.
아드로핀은 화학무기에 감염됐을 때 일시적으로 고통을 잊게 해주는 주사약으로도 사용한다. 의사 지시에 따라 알맞게 사용하면 진통·진정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잘못 먹으면 의식을 상실하고 피부가 화끈거리며, 심하면 실명한다.
해방 이후 미군이 진주하면서 미국 군수물자를 통해 들어온 귀화식물도 적지 않다. 이 중 돼지풀은 환경부가 인체에 해를 끼치는 식물 1호로 정해 제거하는 데 힘을 쓰고 있다.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콧속에 들어가거나 눈에 들어가면 심한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북한은 '누더기풀'이라 부르며 인민들을 동원해 다 뽑아버렸다.
귀화식물은 80년대 이후 들어온 것들도 있고, 지금도 어느 귀화식물이 새로 생겼을지 알 수 없다. 또 귀화했어도 사리풀이나 선옹초처럼 재생식물과 경쟁에 밀려 사라진 것도 있고, 인동초·매듭풀·억새처럼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귀화한 식물도 있다.
320x100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경,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자!' (1) | 2005.10.19 |
---|---|
망초와 개망초!!! (0) | 2005.10.18 |
왜 논농사 인가? (1) | 2005.10.18 |
나무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0) | 2005.10.18 |
여진구 선생님 학교 방문 (3) | 2005.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