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풀밭에 어떤 곤충이 있을까 ?
학자들은 곤충이 지구에서 가장 번성한 생명체 중에 하나라고 말한다. 그 까닭으로 곤충의 크기를 이야기한다. 크기라면 얼마나 크기 때문일까.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새, 가장 큰 포유류, 가장 큰 파충류 등 뭔가 큰 것에는 관심이 많고 궁금해 하는 경향이 있다. 곤충도 역시 가장 큰 것은 뭘까 하는 궁금증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곤충이 번성하게 된 까닭에는 몸집이 크지 않고 작기 때문이다.
작았을 때 장점은 무엇일까.
먼저 적은 먹이로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왠 만한 포유류에게는 기별?도 되지 않을 양의 먹이로 작은 곤충은 알부터 어른벌레까지 성장하는데 충분하다. 우리가 먹다 버린 음식물에 알을 낳아 살아가는 파리를 보라.
두 번째로는 다양한 서식공간이다. 땅속, 땅위, 나무속, 나뭇잎 위, 아래, 물속, 물위, 동물의 표면 등 다양한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다. 그 공간에 적응하여 특화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곤충은 사람이 보기에 아주 작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형종으로 알려진 장수하늘소가 10cm 정도이고 제비나비도 날개를 편 길이가 7cm 가량 된다. 보통 눈에 띄는 곤충의 크기는 몇 cm 정도이고 대부분은 이보다 더 작다. 그러니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있는지 없는지 지나치기 쉽다.
산업화 이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에 집중적으로 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라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는 사람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 공간이다. 마치 커다란 콘크리트 그릇과 같다. 이런 그릇안에 건물을 세우고 놀이터, 주차장을 만들고 녹지라는 공간은 큰 화분에 흙을 넣어 나무나 풀을 심어 놓은 곳이다.
이러한 인공적인 곳에 어떤 곤충이 있을까.
언뜻 지나치는 아파트 사이사이에 있는 풀밭에서 날아다니는 작은 부전나비류(남방부전나비, 암먹부전나비)나 배추흰나비 정도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털매미를 비롯해서 참매미, 애매미, 말매미가 여름만 되면 울어대기 때문에 도심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자 그러면 이렇게 소리를 내거나 눈에 띄게 날아다니지 않는 종류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지난여름 비 내리는 일요일 오후에 잠깐 해가 나면서 개인 틈에 풀밭에 나가 살펴보았다. 그냥 지나치면 눈에 띄지 않으니 쭈그려 앉고 움직이는 게 뭐있는가 기다려보았다.
이날 생각외로 이전에 보이지 않던 종류까지 여러 종류의 곤충을 볼 수 있었다.
알락귀뚜라미
집게벌레
두꺼비메뚜기
더듬이노린재
꼬마남생이무당벌레
점날개잎벌레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개미(일본왕개미, 곰개미)류 이다. 이외에 노린재류, 잎벌레류, 나방, 풀잠자리류, 진딧물류, 무당벌레류, 기생벌류, 파리류, 풍뎅이류 들이 풀에 앉아있거나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어떻게 이곳에서 살게 되었을까..
곤충은 이동성이 크기도 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견디는 능력도 뛰어나다.
날 수 있는 곤충류는 서식하기 적당한 장소를 찾아 올 것이고 흙 속에는 곤충류의 알이나 유충, 또는 성충이 묻혀있다가 적당한 조건이 되면 활동하게 된다.
어디나 마찬가지이지만 풀밭의 생태계도 먹이관계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 풀을 직접 먹이로 하는 노린재류, 잎벌레류, 나방, 나비 애벌레, 진딧물류가 있고 이를 먹이로 하는 포식성 노린재, 무당벌레, 기생성이거나 포식성인 벌과 파리, 풀잠자리류 등이 꼬여있다.
풀잠자리류 애벌레
곰개미
가시점둥글노린재
섬서구메뚜기(수)
괭이밥을 먹이로 하는 남방부전나비애벌레. 풀줄기 끝에 모여 즙을 빠는 진딧물류와 이들을 먹이로 하는 칠성무당벌레, 무당벌레, 풀잠자리류. 진딧물에는 기생하는 작은 좀벌류도 날아온다. 진딧물이 모여있는 것을 관찰하다보면 갈색으로 되어 움직이지 않으면서 좀 부풀은 듯해 보이는 것이 있다. 기생벌이 산란을 하여 미이라 상태가 된 것이다.
풀을 뜯어 먹는 잎벌레와 나방 애벌레, 즙을 빨아먹는 노린재, 작은 애벌레나 곤충을 침같은 날카로운 주둥이로 찔러 체액을 빨아먹는 포식성 노린재.
어딘가 멀리 멋진 풍경의 산과 들에 갈 수 없을 때 가까이 있는 풀밭이라도 찾아가 보자. 그곳에서도 작은 생물들의 먹고 먹히는 생생한 생태계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자신만의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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