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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게시판

대부도 족박섬을 다녀와서...(조약돌모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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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도희 어머니께서 연락이 왔다.
도희가 엄마와 함께 캠프 갔다가 못 일어나고 있다고...
어제 들살이 꼭 가겠다고 짐도 다 싸놓고 새벽 3시에 잤단다.
꼭 올거라고 철썩같이 약속해놓고...
"엄마와 즐거운 시간 마져 보내고 다음 달에는 빠지지 말아라 도희야 !" .
우리 모둠의 바른생활 학생 윤기도 다른 일정이 있어 이 번 들살이는 아쉽게도 못 오게 됐다.
그리하여. 조약돌 모둠은 채윤, 호찬, 승원, 태형 그리고 저번 달에 열 나고 아파서 참석하지 못했던 우진이까지... 이렇게 단촐하게 다섯이 함께했다.
모두 버스에 타고 승원이와 반갑게 인사하는데 얼굴이 작아지고 갸름해진 것이 잘 생겨졌다.
얼굴 빛도 좋고 .. 아픈 것 같진 않은데 어찌된 일인지 물어보니 살이 2kg빠졌단다.
2kg의 위력이 이 정도면 나중엔 영화배우 해도 되겠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라 예상시간 보다 일찍 대부도 쪽박섬에 도착..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릴 반겨주는 건 풀 위에 주렁 주렁 매달린 달팽이들...
셀수 없이 많은 달팽이들 중 몇마리를  몇 몇 아이들이 관찰통에 담아서 마을 입구에서부터 갯벌까지 걸어가는 동안 친구가 되어주었다.
길옆에 해당화, 인동덩굴 찔레꽃도 흐드러지게 피어서 우리를 반긴다.
거기에 바다향기까지 더해져 좋은 곳으로 여행 온 느낌이다.
우진이는 버스에서 내리기 전부터 "바다에 목요일도 갔었고 금요일도 갔었는데 또 가요?
그때도 대부도 갔었는데 또 가요?
재미 없으면 어떡하지? 같은 장소면 어떻하지?" 하며 고민에 고민을 한다.
채윤이는 잡은 달팽이를 바다에 살려주면 살까? 죽을가? 궁금해한다. 죽는다고 말해도 적응시키면 될지도 모른단다. "착한 채윤아 그래도 안돼. 달팽이가 소금에 절여져서 죽는다." 승원이는 달팽이 한 마리 관찰통에 넣어 놓고 뭐가 좋은지 싱글벙글.^^
도착해서 짐을 풀고 각자 준비해 온 관찰통괴 모종삽을 들고 갯벌로 나갔다. 승원이는 벌써 몇년째 두꺼비산들학교 들살이에 참여하는 아이라 준비도 철저히 해왔다. 팔토시에 햇빛 가려주는 목도리까지... 물론 썬크림은 기본이다.
그런데 어랏 ?
태영이는 준비 시간이 지루했던지 빨리 가자고 보채다가 먼저 가버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진달래모둠에서 잘 지냈다고 한다.
깔끔쟁이 우진이가 갯벌에 들가가는 걸 망설여한다.
샌들과 양말을 신은채로 내 손 잡고 몇 번 걸어보더니 이내 잘 적응하고 민챙이 잡기에 열중이다.
채윤이는 자기 스스로도 겁이 없다고 말하는 든든한 여장부.... 뭐든 척척 잘 잡고 게한테 여러 번 물렸는데도 맨손으로 용감하게 잡아서 우진이도 주고 호찬이도 나눠 준다. 그런데 분명 채윤이가 자기는 2학년이라고 해서 우진이나 호찬이더러  누나라고 부르라고 했는데... 아니었군.. 워낙 민첩하고 스스로 잘 해내는 걸 보고 나도 깜박 속았었다. 
1학년 삼총사 중 누나같이 든든한 친구다.
채윤이가 갯지렁이를 잡았는데 게가 먹어버렸는지 나중에 공부를 하려고 뒤져보니 없어졌다. 새끼 망둥어도 사라지고,..
아깝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민챙이의 짝짓기 장면과 민챙이 알도 구경하고 쪽박섬 쪽으로 가니까 집게와 게들이 많이 보인다.
바위 밑을 들춰보면 척척 나오는 납작게들을 잡느라고 다들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그 얌전한 범생이 스타일 우진이도 집게와 납작게를 용감하게 잘 잡는다. 호찬이도 욕심껏 큰 게 위주로만 잡는데 마치 집에 가지고가서 뭔 요리라도 할 기세다.
같은 종류의 게는 이제 잡지 말자고 해도 잡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큰 형 태형이와 승원이는 자기 맘 맞는 다른 모둠 친구들과 어울려 잡느라고 우리와 떨어져 있어도 다른 모둠샘들이 잘 돌봐주시니 걱정이 없다.
어느새 점심 시간..
칼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우리가 그렇게 잡고싶어하던 조개가 왕창 들어간 칼국수가 꿀맛이다.
한그릇, 두그릇, 세그릇...
많이도 먹는다.
태영이는 건더기만 쏙 쏙 빼먹고 국물을 남겨서 불합격, 다른 친구들은 모두 합겨억~~~~
볼록한 배를 움켜쥐고 소화도 시킬 겸 쪽박섬으로 향했다.
목걸이에 쓸 구멍뚤린 조개들을 주우며 걸어갔다.
거기서 우린 돌맹이 하나로 신선한 굴을 따먹는 재미난 체험을 했다.
굴이 바위에 붙어 살다니... 조개 대신 굴이다..ㅋㅋ
우진이가 엄청 좋아하는 굴,^^
태영이는 따는 데에만 관심 있고 먹는 건 용기가 안나는가보다. 다른 모둠의 수인이와 우진이 그리고 내가 주로 먹었다.. 채윤이도 합세해서 따다가 실수로 물웅덩이에 굴이 떨어졌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물고기 다섯마리가 나타나서 굴을 마구마구 뜯어먹는 기이한 장면을 목격했다.정신 없이 먹어대는 물고기들을 눈앞에서 보니 정말 신기했다.
역시 자연은 앉아서 머리로 익히는 것보다 놀면서 보고 몸으로 익히고 놀이를 통해 자연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 최고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조개 굴 등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는 것도 아이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신선하고 맛난 것을 주는 자연을 어찌 대해야 할지도 우리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자연스럽게 익혀가는 거겠지?
소중한 채험을 한 것 같다.
다시 칼국수집 마루로 돌아오는데 우진이는 굴을 땄던 돌멩이를 꼬옥 쥐고 놓지 않는다.
목걸이 만들고 또 굴 따러 갈거라고.. ㅋㅋ 귀여운 우진이.^^
쪽박섬에서 주워 온 조개껍질로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고 우리가 잡아온 밤게 집게 납작게 달랑게, 민챙이, 고동, 갯강구에 대해서 공부하고 우리나라 갯벌의 역할, 중요성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아이들은 자기가 잡아온 갯벌생물들에 대한 관심으로 내 설명은 뒷전이다.
우리가 공부를 마치면 갯벌에 도로 놔줘야 한다고 말하니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눈치다.
그래서  게달리기시합도 시키고 집게도 운동시켜 주고 누구네 집이 더 큰지 비교도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승원이가 짝짓기 하는 게를 잡았다고 자랑을 한다.
어디 보자. 암게는 벌써 알을 품고 있다. 숫게는 어디 있을까?
배를 뒤집어보면 알지요. 부부게를 암수 구분도 해주고 서로 자기 게가 크네 작네 야단들이다.
마지막으로 기록장에 세밀화 그리기. 각자의 개성대로 열심히 그린다.
우진이는 간단깔끔하게 그리고 채윤이는 세밀하게. 호찬이는 처음엔 쉬운걸로만 그리더니 재미가 붙는지 여럿 그린다.
태영이는 빨리 그리고 바다로 또 뛰쳐나가고 싶은가보다.
우리모둠의 든든하고 착하디 착한 승원이는 느긋하고 여유롭게 그리고 있고...
드디어 세밀화 그리기 끝..
갯벌생물들을 살려주기위해 자신의 관찰통을 들고 나가보니..
어머나?
갯벌이 사라졌다.
밀물이 밀려와 마치 해수욕장 같이 변해있었다.
신이 난 아이들과 나
이미 옷을 갈아입었는데 몇몇 아이들은 바다로 뛰어들고 바지를 걷어올리고 들어가는 친구,  물수제비 뜨는 친구,  각자 알아서 잘들 논다.
우리 모둠의 태영이는 바지가 방수기능이 된다며 물에 뛰어들었다. 해수욕 하기엔 조금 이른 거 같은데....
갯벌친구들도 착하게 모두 살려주고 다시 돌아와 관찰통 씻으며 승원이와 한 대화 ..... 동생이 둘이란다. 승원이가 나타나면 동생들이 갑자기 시끄러워진다고... 착한 오빠 형아라 동생들이 참 좋아할 것 같은 맡아들이다.순둥이 승원^^.
단체사진을 찍고 버스로 돌아가는데 태영이가 옷을 갈아입지 안았다는 걸 알았다. 버스에 타서 물어보니 귀찮아서 안갈아입었고 방수라서 금방 마른단다.
넌 역시 남자여.. 귀차니즘..  어휴 ~~~
길이 막히지 않아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다행히 멀미하는 친구가 없어서 좋다.

"다들 잘 가고 다음 달은 민물고기 보러 간다.
이번 들살이에 함께하지 못한 윤기, 도희 꼭 같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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