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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게시판

먹는 풀 못 먹는 풀 (이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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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수업올리다 전번 수업 정리해놓은게 있어서 함께 올립니다.
사진이 함께 있으면 더 좋은데 올리지 못했어요.


두꺼비 생태학교 수업

5월 20일 해맑은 날, 사과나무님의 ‘먹는 풀, 못 먹는 풀’이란 주제의 수업이 있었다.
몇일전 비가 온 관계로 산들학교가는 길이 험난했지만, 텃밭에 심어논 상추며 감자들이 쑤욱 자라있었다.
조금 덥다싶을 정도로 햇살이 쨍쨍한 가운데 김춘수시인의 ‘꽃’이라는 시로 수업을 시작했다.
길섶의 수많은 식물들이 ‘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다들 저마다의 이름이 있다.

아직 서로의 이름을 다 외지 못했다며 이름외기 놀이를 했다. 사과나무,메꽃,장수신,한설희,이미숙,김정녀,엄지연,딱따구리,하늘지기,여울각시,김남숙,이현희...(그땐 다 외었는데 한분 이름이 생각안남)

먹는 풀과 못먹는 풀의 구분은 향기와 색으로 대충 구분할수 있다고 한다.
먹을 수 있는 풀들은 ‘쑥’이나 ‘냉이’처럼 향이 좋고 색도 밝고 환한 반면, 못먹는 풀의 경우에는 냄새나 색이 좋지 않다고 한다.
텃밭가 너른 풀밭에 나가 각자 5가지 이상의 풀들을 가져오라고 하셨다.몸을 낮추고 이리저리 살피며 눈에 띄는 풀들을 꺽어 모았다.


비슷비슷하기도 했지만, 13명이 각자 5종류를 찾아오니 가짓수가 꽤 되었다.


먼저, 계란 후라이처럼 생겨 지천에 피는 개망초, 이 풀도 먹는다고 한다.
논밭에서 농부들이 뽑고 뒤돌아서면 나기 시작할 정도로 번식력이 강해 ‘망할 놈의 풀’이라고 해서 개망초라고 불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개망초

뽀리뱅이와 비슷한 지칭개는 맛이 씀바귀보다 쓰고 잎 뒷면이 하얗다. 여름날 더위에 지쳐축 늘어진 모양 같다고 하여 지칭개라나...
들판에 아주 작은 꽃들 중 비슷비슷한 풀꽃들이 있다.
                         
루페로 보면 구분이 쉬운데 그중 별꽃은 꽃잎이 5장이지만 자세히 보면 토끼귀처럼 갈라져 있어 10장인 듯 보인다. 별꽃과 비슷한 점나도 나물은 꽃잎 끝이 조금 갈라져 있고 끈적끈적하다.
벼룩이자리의 경우 잎에 털이 있고 갈라져 있지 않다.

열매가 개불알 모양이라서 선개불알풀이라 불리는 풀도 있다.
줄기를 꺽으면 노란 진액이 마치 애기똥 같다하여 이름이 애기똥풀인 꽃은 먹지는 못하나 모기물렸을때 바르면 효과가 아
  뽀리뱅이                                          주 좋다한다.

아주 흔한 토끼풀은 꽃잎이 수분이 끝나도 노랗게 말라 쳐질지언정 떨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벌들에게 ‘나 아직도 이렇게 풍성하다’라고 과시하고 유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꽃마리는 별꽃처럼 아주 작은데 끝이 말려있어 이름이 꽃마리라 한다. 보라색 꽃도 너무 예쁘고 이름도 예쁘다.
쇠뜨기도 포자를 삶아먹는다고 하는데 여기저기 잘 자란다.
대표적인 먹는 풀 중 하나인 씀바귀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산들학교 근처엔 잎이 작고 둥근 좀씀바귀가 많았다. 물이 많은 습지에 흔하
    지칭개                                    게 자라고 무리져 꽃이 피면 장관인 고마리도 그꽃을 튀겨 먹는다.
특히, 고마리는 물을 깨끗하게 정화해주어서 고맙다는 뜻으로 고마리라고 한다.

명아주도 흔한 풀인데 잎에 붙은 가루를 털어내고 먹지만 많이 먹으면 요로결석이 생긴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줄기는 지팡이로 만들어 선물하기도 하는데 청려장이라고 하여 장수를 기원한다고 한다.
 5월의 냉이는 꽃이 피고 하트모양의 앙증맞은 열매를 맺고 있어 초봄 나물해먹는 냉이를 생각하면 전혀 못 알아보게 생겼다.

쇠무릎이라는 풀은 줄기의 마디가 무릎처럼 툭 튀어나온 모양인
 데 정말 관절에 좋다고 한다.
     애기똥풀                                         그 외에도 질경이, 환삼덩굴, 미국자리공 등 너무 많은 풀꽃들을 만
                                                 났지만 여전히 잘 몰라본다.
생태수업에서 풀이나 꽃 이름을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건 아니지만 알고 나니 풀 하나에도 눈길한번 더 가고 마음한번 더 가게 된다. 무언가를 알아가는 게 그런 거 같다.

내가 알기 전에는 그냥 고만고만한 풀들이었는데 저마다 이렇게 예쁜 이름들과 기특한 효능까지 가지고 있다니...발길 옮길 때마다 새롭고 반갑다.
야외에서 풀꽃들을 만나고 들어오면서 각자 마음에 드는 풀들을 몇 가지씩 가지고와서 작은 손수건에 풀물을 들여보았다.
십여명이 한꺼번에 고무판위에 풀꽃을 놓고 하얀 면으로 된 손수건을 덮어 숟가락을 이용해 두드리니 그 소리가 마치 다듬이질 같기도 하고 너무 재미있다. 아이들과 함께 해보고 싶었다.
사과나무님의 감수성 넘치는 수업이 끝나고 수업 전 텃밭에서 솎은 여린 상추와 쑥갓 등을 무친 생채와 나물반찬으로 맛난 점심을 함께 먹고 오늘 수업끝!
먹는 풀을 배우고 나니 천지가 반찬 할 나물밭이다. 하지만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어설프게 알고 이것저것 뽑아먹다간 미치거나 죽거나? (미치광이풀(잘못먹으면 미침), 천남성(옛날 사약의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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