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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게시판

6월날적이-여울각시모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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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들살이- 갯벌은 살아있다

  오늘은 6월 들살이로 갯벌체험을 하는 날이다.

무더운 날의 갯벌체험은 고역인데 밤사이 비가 온후 날이 개니 시원하게 갯벌체험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나섰다.

갯벌은 물때를 잘 맞춰야 하기 때문에 출발시간이 늦어지면 너무 덥거나 체험을 못할 수도 있다. 지각생이 없어야 할텐데..

오늘 가는 곳은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남4리 쪽박섬,

가까운 서해안 갯벌 체험 할 수 있는 곳 중에서도 가장 한적하고 안전한 곳이다.

  차안에서 오늘 일정 설명하고 관련 영상도 보며 대부도를 지나 쪽박섬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아침에 그쳤던 비가 다시 부슬부슬 내린다.

큰길에서 버스를 내려 논둑길을 걸어 바닷가로 들어가야 된다.

내리기 전에 모두 비옷을 꺼내입고 배낭을 메고 우산도 들고 단단히 준비를 한다.

작은 들꽃들이 핀 좁고 고불고불한 둑길, 시원한 비바람을 맞으며 발밑으로 고인빗물을 찰박찰박 느끼며 바다로 바다로 가까이 좀더 가까이.. 참 기분이 좋다

  10분정도 걸어서 대수네 민박집에 들어오니 주인아저씨가 나와서 반겨주신다.

오늘 점심도 먹고 옷도 갈아입고 관찰.설명도 할 장소다.

10년전의 그 모습 그대로 늘 친절하신 아저씨와 음식솜씨가 좋은 아주머니 내외분.

  모둠별로 관찰통과 호미, 모종삽을 들고 신은 벗어놓고 양말만 신고 들어간다.

근데 은호가 양말을 가져오지않았단다. 괜찮아, 조개껍질 많은데만 가지 않으면 돼.

오히려 갯벌의 부드러운 촉감을 더 잘 느낄 수도 있어.

갯벌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본 것은 총알고동, 입에 넣었다가 훅~하고 뱉으면 총알처럼 나간다는 그 총알초동, 누가 더 멀리 나아가게 하나 한번씩 해볼까?

게를 보자 아이들이 신기해서 소리를 지른다.

쉿! 조용조용! 물에서는 소리 전달이 잘 되기 때문에 큰 소리 내면 얘들이 다 도망 가,

또 애들은 진동으로 상황을 알아차리기 때문에 우리가 온줄 알면 다 숨어버려.

앗 저기 밤게다. 와 여기도.. 밤게는 동작이 느린데가 우리 모둠이 제일 앞에 나가니 미처 도망가지 못한 밤게들이 여기저기 기어다닌다.

처음에는 신기해하면서도 선뜻 잡지를 못하더니 조금 지나니 여기저기서 각자의 통에 담는다. 둥근 해파리 같은게 뭐지? 아 민챙이 알이다.

가만보니 곳곳에 민챙이 알이 널려있다.

밤게, 칠게, 도둑게, 갯강구, 집갯지렁, 민챙이, 피뿔고동, 갯지렁이, 서해비단고둥, 동죽조개, 큰우렁을 채집했다.

자 이제 ‘맛’을 찾아보자. 돼지콧구멍같이 생긴 구멍이 2개 있는곳이 ‘맛’이 숨어있는구멍이야. ‘맛’을 잡을때는 그 구멍에 맛소금을 넣고 기다리면 짜서 ‘맛’이 고개를 쏙 내밀거든.

그때 쏙 잡아빼면 돼. ‘맛’구멍이 잘 보이지 않아 비슷한 곳에 맛소금을 넣고 기다리는데 통 소식이 없다. ‘맛’구멍이 아닌가봐.. 모두 맛구멍 찾느라 열심인데 저쪽에서 버들피리가 소리를 지른다. 여기 게싸움해요! 어디어디? 구경중의 구경이 또 싸움구경인데 게들은 어떻게 싸우지? 가보자..

모두 우르르 가보니 참 가관이네. 칠게 2마리가 양팔 벌리고 서로 팔길이를 재고 있다.

한참을 그러고 있더니 한 마리가 슥 물러선다. 얘들아 잘 봤지? 게들은 싸울 때 서로 팔길이를 재서 긴놈이 이기는 거야. 우리도 싸울 때 그렇게 하면 어떨까?

팔길이 재서 짧으면 깨끗이 물러서면서 서로 껴안고 끝내는거.

그 옆에서 밤게 2마리 발견, 그런데 우리가 보는 것을 눈치챈 녀석들이 배를 뒤집고 누워서 죽은척을 한다. 얘들아, 우리 앉아서 얘들이 어떻게 하나 지켜보자.

둘러 앉아 한참을 기다리는데 아직도 죽은척을 한다. 우리도 끈기를 가지고 더 기다려보자.

한참을 있다가 조금씩 움직이더니 삽질하듯이 머리로 펄을 파서 조금 들어가고 또 파고 조금 들어가고 하면서 서서히 펄 속으로 들어간다.

물이 조금 고여있는 데서는 뭐가 자꾸 폴짝폴짜 뛰어오른다. 잘 보니 망둥어다.

근데 어찌나 빠른지 도대체 잡을수가 없어 헛손질만 하고 있는데 둥글레가 오더니 그 큰손으로 물과 함께 푹 떠서 통에 담는다. 그 빠른 녀석도 둥굴레의 손포크레인에는 꼼짝못하고 당하고 말았다.

다른 모둠은 뭘 잡았을까? 때죽나무 모둠에 가서 우리와 다른 거 뭐 있나 봤더니, 펄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쏙’과 ‘가무락조개’를 잡았다. 역시 때죽나무는 씩씩해.

  얘들아, 펄이 참 부드럽지? 이게 엄마들 예뻐지려고 얼굴 맛사지하는 그런 흙이야.

여기있는 생물들이 오염물질 다 먹고 검고 부드럽고 좋은 흙으로 만들어 놓은거야.

아이들이 부드럽다며 손으로 만지고 비비고 한다.

자 이제 채집은 그만하고 발밑의 부드러운 펄을 느끼며 한번 걸어보자,

발등에 찰랑찰랑 거리는 물을 차면서 걸어볼까?

시원한 바람에 머릿속이 다 시원해지는 것 같지 않니? 저기까지 걸어가 보자..

순례군들같이 천천히 줄줄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한참을 걸어다니고 나니 이제 나갈시간이다.

나와서 손발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니 그쳤던 비가 다시 또 내리기 시작한다.

감사하게도 우리가 갯벌에 있는동안은 참아주었나 보다.

이제 점심시간, 맛있는 바지락 칼국수다.

모둠별로 선생님들이 칼국수를 담아주고 국물을 부어준다. 오늘은 큰 그릇에다 같이 먹는 칼국수라 밥

그릇 검사를 하지않았다. 모두 배가 고팠는지 열심히들 먹는다.

식사시간은 즐거운 수다시간, 지원이가 오늘 아침얘기를 한다.

현빈이가 늦잠을 자서 오늘 하마터면 못올 뻔 했다고 한다. 지원이네가 현빈이를 태우러 갔다가 준비가

안되서 돌아오다가 연락이 와서 다시 가서 같이 오게 됐다고.

그랬구나. 현빈이 집이 멀어서 그렇구나.

지원이와 현빈이는 집이 광명이 아니고 먼데 사는데도 산들학교를 오는구나. 참 고맙다..

환희와 채연이는 같은 학교를 다닌단다. 작년에 같은반도 했다고.

환희는 외가쪽에서는 자기가 제일 큰 언니라고. 그렇구나. 환희가 큰언니네..

재윤이는 정말 잘 먹는다. 벌써 3그릇째 먹고 있다.

조개를 싫어하는 사람은 조개를 빼고, 조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조개를 더 가져다 먹기.

먹을수 있는만큼 덜어주기. 아 바쁘다.. 다행히도 칼국수 싫어하는 친구는 없네.

하늘, 소희, 지현, 지원이도 후후 불며 열심히 잘 먹는다.

 

이제 채집해온 것을 관찰하고 설명을 하는 시간..

바다는 왜 바다라고 할까?

갯벌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갯벌이 하는일은, 갯벌과 우리는 어떤 관계? 생물들이 하는일은?

우리나라 갯벌이 세계에서 몇 번째?

밤같이 생긴 밤게,칠칠맞게 흙을 묻히고 다니는 칠게, 앞으로 가는 게는?

집이 없는 게는? 게의 눈이 길고 짧은것의 이유는?

죽은 생물의 시체를 제일 먼저 먹어치우는 것은?

술안주 골뱅이가 되는 것은? 시장에서 모시조개라고 하는 것은?

서해비단고둥이나 민챙이가 점점 많아지는 이유는?

...

...

갯벌생물 책받침도 나눠주고 이제 그림을 그리는 시간.

먼저 자세히 천천히 살펴보고 그 다음에 꼭 같이 그려보자.

조금 있다가 그린 것을 보니 재윤이는 한 마리가 아닌 여러마리를 풍경화처럼 그려놓았다.

그런데 크레용이어서 세세하게 그리지 못하고 좀 투박하게 되었다. 다음에는 색연필을 가져왔으면 좋겠다. 또 환희는 만화분위기로 잘 그렸다.

그런데 아이들의 그림을 보니 모두 똑 같다.

게의 다리는 3쌍, 모양은 한번 꺽어진 모양으로.

어느 것을 보고 그렸지? 너는 어느 것을 그렸어? 정말 이렇게 생겼어? 어디 대볼까? 다른데?

아이들이 관념에 사로 잡혀있는거 같아 안타깝다.

눈앞에 대상을 보고 있는데도 그대로 그려내지 않는다.

‘게’는 이래야한다는 책에서 본 그림속의 게를 관념으로 그리고 있다.

다시 설명할께. 지금 앞에 있는 것을 잘 살펴보고 본 그대로만 그리는 거야.

생각으로 그리지 말고 눈으로 그리기. 얘들이 다 똑같지 않아,

잘 보면 모양도 크기도 다들 조금씩 달라. 다시 그려보자.

한참후에 보니 다리가 2쌍인 게, 4쌍인 게, 한쪽다리가 더 굵은 게, 한쪽다리가 잘려져 나간게.. 그제서야 정말 우리앞에 있는 살아있는 게들을 본대로 그려냈다.

 

이제 즐거운 간식시간~

오늘은 현빈이 어머니께서 수박2통을 후원해주셨다.

비오는 날이라 냉장고에 넣지않은 수박이 적당히 시원하면서도 아주 달다.

올해 처음 먹는 수박, 맛이 일품이다. 현빈이 어머니께 감사~

모둠별로 가져가서 먹는데 깨끗이 먹지않고 대충 먹고는 또 다른 것을 집어든다. 내가 시범을 보였다. 빨간 것을 남기면 밥 남긴것과 같아. 불합격이야. 이렇게 먹어야지. 오늘은 점심밥그릇 검사 대신 수박조각검사를 하겠어.. 그랬더니 우리모둠의 먹는 주장 재윤이가 시범으로 깨끗이 먹은 수박조각을 보여준다. 그렇지 합겨~~억, 옆의 은호도 하얀살을 보여준다. 좋았어 합겨~~억, 또 합겨~어억, 합겨~어억, 아이들이 열심히 먹으며 웃으며 합겨~어억을 따라한다. 오늘 점심때 밥그릇 검사를 하지 않아서 섭섭했던 모양이다.

다 먹고 나오니 남자친구들은 쟁반에 빨간것을 그대로 남겨두었다. 우리모둠의 하얀것과 남자친구들의 빨간 것 -쟁반 두개를 나란히 놓으니 확연히 비교가된다. 모두들 와아 소리를 지르고 민들레가 사진을 찍고. 비교~비교~ 우리모둠 아이들이 으쓱해한다.

 

정리를 하고 출발하려는데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다. 다시 비옷을 챙겨입고 모둠별로 논둑길을 따라 걸어서 버스가 있는 큰길까지 간다. 하dig고 노란 들꽃사이로 빨강, 노랑, 파랑의 긴 실루엣이 흐린날의 수채화같이 상큼하다.

어린친구들과 비옷이 없는 친구들은 대수네 아저씨가 승용차로 큰길까지 태우주셨다.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씨, 고맙습니다.

 

차안에서 퀴즈, 퀴즈로 오늘 보고 배운 것 정리하기, 손들고, 맞추고, 아쉬워하고, 선물받고..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곡에 개사를 한 ‘갯벌을 살린 25가지 생물들’ 노래도 배운다.

“8천년전 빙하물 황해가 되어 밀물썰물 오가며 흙을 나르고

넓은 벌판 위에다 갯벌 만들어 많은 생물 살아가는 터전 되었네

짱돌 밑에 도둑게 그의 식구들 부엌까지 온다네 -

갈대 숲의 참방게 힘도 세구나 물려보면 아플걸 ~~

굴뚝집은 털콩게 바위 틈에 납작게

굴파는덴 칠게 사냥에는 꽃게

갯벌을 살리자 ~~~“

  3절까지 긴 노래를 목청을 높여서 몇 번 부른다.

간식먹은 후 노래 전곡 틀리지 않게 부르기 대회를 하기로 하고.

그리고 간식먹기, 출발하기 직전 또 수박한통을 먹고 탔는데도 꿀떡을 잘도 먹는다.

잘 놀고 잘 먹는 아이들이 참 건강해 보인다.

간식후 노래전곡 부르기에 도전, 가사가 워낙 길어서 한줄 들려서 탈락, 1절에 2절가사 섞어서 탈락, 또 도전자 있어요? 간식시간 내내 가사를 외우고 연습하던 사과나무가 나간다.

아슬아슬하게 1절을 틀리지 않고 넘어간다.. 딩동댕, 1절만 해도 되는데 내친김에 2절, 3절까지 계속 부른다. 틀릴 듯 말 듯, 아슬아슬, 조마조마, 결국 다 외워서 불렀다. 와우~~ 박수~ 대단해요. 특별선물까지 받아 입이 귀에 걸려서 들어오신다. 개선장군처럼..

선물에 아이들이 다 부러워한다.. 다음에는 나도 도전해봐야지..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이제 비디오 보면서 자면서 쉬면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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