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2째주 토요일, 두꺼비들살이를 나가는 날이다.
개구리를 찾아보고 알낳은 장소에 가서 올챙이로 잘 자랐는지도 살펴보고..
매년 청계산이나 북한산 진관사로 나가다가 올해는 산들학교 부근 구름산자락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전국양서류네트워크와 함께 터전주변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서..
모니터링때 옴개구리와 산개구리, 한국산 개구리를 본터라 아이들과 같이 찾아보고
우리지역 환경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다.
산들학교에 도착 해서 첫인사와 들살이 약속, 기록장을 만든 후
모둠별로 코스를 달리해서 개구리를 찾아 나섰다.
우리 모둠은 그저께 옴개구리를 잡은 이야기숲놀이터옆 개울로 갔다.
한참을 들여다보고 기다려도 나타날 기미가 안보여 포기.. 1지점 둠벙으로 갔다.
둠벙의 알들이 모두 깨어나서 올챙이로 새까맣게 뒤덮였다. 샬레에 가득 담고..
4지점으로 이동하려는데 물이 말라 4지점 올챙이들이 깨어나자마자 모두 말라 죽었다는 비보.. 돌아선다.
잡아놓은 개구리와 둠벙에서 떠 온 올챙이를 앞에 놓고 통나무의자에 둘러 앉아서 설명을 한다.
‘양서류’라는 말도 어려운 1학년부터 전체를 다 파악하고 있는 산들학교 3년차 6학년 친구까지..
개구리 생태, 개구리와 우리의 관계.. 내 생활 점검하기.. 얘기를 한다.
이제 점심시간... 아니 요리 시간...
같은 재료를 주고 모둠별로 의논해서 요리를 만들어서 다 같이 먹기로 한다.
재료를 둘러본 아이들의 반응.. 계란보면 그냥 계란말이, 떡보면 그냥 떡볶이.. 그게 다다.
생각도 의욕도 창의력은 더욱더 빈곤한 요즘 아이들..
여울각시 ... 오늘의 컨셉을 다시 설명하며 분위기 흔들기..
같은 재료를 쓰되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한, 엄마가 한 적 없는, 식당가서 먹어볼 수 없는..
새로운 방법으로 만들고 새 이름을 붙여서 세상에 없던 요리를 만들어 내는거야..
그러나 평범한 아이들의 평범한 계란말이와 감자튀김이 먼저 만들어지고
우리모둠 요리왕 종근이의 아이디어 요리..
떡볶이과 계란푼것 외엔 아무것도 넣지 않은 계란떡볶이와
양배추, 당근, 붉은피망, 새송이버섯샐러드, 카레푼물에 통마늘을 담갔다 뺀 소스를 곁들여
‘무지개샐러드’라 이름 붙였다.
만드는 내내 옆의 아이들은 이상할 거라는 둥, 그게 뭐냐는 둥, 나는 안 먹겠다는 둥..
비난 아니면 힘빼기를 한다.
뭐든 처음 나올때는 낯선 것에 대한 거부와 비난이 있었으나 그걸 넘어서야 한다고 ..
새로운 것은 쪽박 아니면 대박이니 흔들리지 말라고.. 종근이를 격려한다.
드디어 식사시간.. 다른 모둠의 요리들을 구경하고 맘에 드는 반찬을 골라 먹는다.
밥맛이 ‘꿀맛’같단다. 스스로 한 요리를 서로 나눠 먹으니 더 맛있는가 보다.
이제 ‘화전’을 할 진달래를 따러 숲으로 들어갔다.
며칠전만 해도 진달래가 살짝살짝 연한빛만 비췄었는데
연분홍.진분홍의 꽃과 연녹의 새잎들이 서로가 서로를 더욱 화사하게 받쳐 주고 있다.
진달래와 짙은 보라색의 제비꽃, 청보라의 개불알풀, 노란 꽃다지와 생강꽃, 하얀 냉이꽃,
쑥에 솔잎까지 바구니에 담는다.
이제 바위에 앉고 서서 자기 소개도 하고 마음껏 소리 지르기도 하고
진달래를 배경으로 모둠사진도 찍는다.
더 위쪽을 보니 큰 나무들이 여기저기 많이 쓰러져 있다. 야! 또 놀거리다!
통나무위 걸어가기, 지나가서 한 발로 서있기, 더 높은 나무타기등
난이도를 높여가며 여러가지로 통나무 타기를 한다.
한참을 아이들과 통나무 타고 놀고 나니 나른해진다.
이 밝은 봄날에 꽃향기 맡으면서 마른 나뭇잎 덮고 한 잠 잤으면 얼마나 좋으랴 싶다.
다시 고개를 넘어서 약수터로 가자 모두 목이 말라 약수를 한 바가지씩 들이킨다.
그 시원한 맛이란! 이래서 약수구나 싶다.
약수터 옆 강씨무덤에서 다른 모둠들과 모두 만났다.
전체놀이 시간이다.
‘놀자놀자‘ ’모둠달리기‘ ’닭싸움‘ ’윗무덤에서 아래까지 달려내려오기‘..
놀이에, 승부에 목숨걸고 뛰고 나니 우리는 모두 지칠대로 지쳤다.
꽃바구니를 찾아서 들고 산들학교로 들어가서 ‘화전’을 붙인다.
각자 모양을 빚고 부치고 꽃을 얹고.. 꿀에 찍어 먹는데 맛있다고 야단들이다.
‘꽃‘을 먹는 기분이 ‘봄’을 먹는 듯 했을까?
각자 배낭을 챙기고 주변 정리를 하고 다음달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출발~
기다리는 부모들과 인사를 하고 아이들을 모두 보낸다.. 오늘밤 모두 골아떨어지겠지?
집에 와서 샤워하고 커피를 한잔 하고 나니 온 몸이 녹초가 된다.
소파에 누워서 음악을 들으며 몸마음을 쉰다.
하루종일 정신없이 돌고 돌다 온 듯 어질하다.
또 이번주를 되돌아본다. 매일매일 다른 일을 준비하고 매일매일 다른 일을 해내고..
무리! 과속!! 위험!!! 쉬엄쉬엄 하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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