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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게시판

중미산자연휴양림 9월들살이 (조약돌모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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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둘째주 토요일 ...들살이 가는 날 비소식이 있어서 며칠 전부터 걱정이 되었다.
탠트를 가져가야 하나? 하나로는 안될텐데 ...풀잎하고 수수꽃다리에게 전화해서 여차하면 텐트를 전해 받기로 하고 민들레와 하늘지기에게 한 걱정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경험이 많은 그녀들은 걱정하지 말라며 나를 안심시킨다.
며칠 전 답사때 물놀이 할 장소도 물색해 놨는데 물놀이 못하게 되면 어쩌나.. 아이들이 곤충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안잡히면 또 어쩌나...
내 걱정에 하늘도 보태주듯 비가 너무도 많이 내린다.
날이 밝아 드디어 들살이 가는 날...
다행히 비가 그쳤다.  이 번 들살이에 함께 갈 우리모둠 친구들은 소희 사빈 민주 형재 찬희 동일 그리고 이번에 새로 들어온 1학년 수인이다.
버스 안에서 사빈이가 미리 자기 옆에 내 자리를 맡아 놓았다.
"조약돌 여기 앉어 ."  아직 애기 티를 벗지 않은 듯한 짧은 말이 사랑스럽다. 천사가 따로 없다. 
버스 안에서 주위에 있는 찬희 윤주 민주 허예원 사빈이와 손에 전기통하기,묵찌빠를 하며 오다보니 중미산자연휴양림에 거의 다 도착했다. 윤주가 조금 멀미가 난다고 했는데 잘 참아주었다.
보슬비가 내려서 모두 비옷을 챙겨 입고 숲으로 들어갔다.
산딸나무 열매가 바알갛게 익은 것이 보여서 몇 알을 따서 같이 나눠 먹었다. 민주가 제일 많이 먹은것 같다.
찬희와 동일이는 포충망을 들고 곤충을 찾느라 정신이 없다. 형재에겐 곤충채집통을 넘겨주었다.
쪽동백나뭇잎을 하나씩 따서 접은 다음 이자국을 냈다가 펼치면 멋진 무늬가 생기는 것을 했다. 버리고 싶으면 자연에 그대로 돌려주면 되고 가져가고 싶으면 주머니에 넣으면 된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곤충을 찾아 보자.
살금 살금...한참을 들여다봐도 곤충이 안보인다. 대신 각종 버섯들이 여기 저기에 널려있다.
"선생님 빨간버섯요."   "이건 샛노래요."
"와 디게 크다."  " 어? 뭉게구름을 닮은 구름버섯도 있네."
"이 거 먹는거에요?"
"얘들아 산에서 나는 버섯은 먹을 수 있는 버섯도 있지만 대부분은 독이 있어서 먹으면 위험해.
그러니까 오늘 우리는 다양한 버섯들을 구경만 하고 가져가지는 말자. 입에 넣으면 안되요. 알겠죠?"
오늘 처음 온 수인이가 버섯찾기의 달인이 되었다.
동그란 버섯만 있는 줄 알았는데 고목에 붙은 뽀족뽀족한 버섯을 보고 신기해 했다.
그렇게 찾아도 보이지 않던 곤충을 드디어 한 마리 잡았다. 커다란 여치 한마리... 형재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채집통 안에 버섯을 넣고 여치가 먹어서 안 죽으면 독버섯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구름버섯(운지버섯) 한 개를 넣어주었다. 안죽는다고 해도 우리는 곤충이 아니니 그래도 먹으면 안되겠지?
사과나무모둠이 가지고 있는 유리산누에나방고치와 가끔씩 고치 안에서 꿈틀대는 산누에나방 번데기도 관찰했다.
번데기도 가끔 움직이기도 한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렇다.
이제 곤충들이 많이 보인다. 찬희가 여름좀잠자리를 잡았다.   잘했어 찬희야 ..
잠자리 다리 힘이 얼마나 센지. 작은 나뭇가지를 들게 했더니 쉽게 미션 완료.. 좀 더 큰 것도 ,...더 더 큰 것도...
곤충계의 장미란 선수다.   우리모둠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준 잠자리를 여울각시모둠에게 패스...
고맙다. 잠자리야~~ 
여울각시.. 잘 살려주셨죠?
자연모기퇴치제인 산초잎을 몸에 비벼 바르기도 하고 얼굴에 붙이니 꼬마인디언들 같다...
통나무가 줄 마춰 세워져 있는 곳에 도착했는데 소희가 놀이를 제안했다. 가위바위보로 한칸씩 가기. 지면 뒤로 한 칸 ...
막내 사빈이와 수인이까지 무난히 즐길수 있는 재밌는 놀이 같다. 소희야 고마워^^
소나무 수피의 갈라진 사이사이에 초록색 이끼가 끼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며느리밥풀꽃을 발견... 꽃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아이들에게 꽃을 관찰하게 하고 "뭐가 보이니?"
라고 물어보니 "밥알요~~"
"헐..어찌 알았지? 이 꽃에 얽힌 이야기도 알어?"
"네에~~~" 소희나 동일이 형재는 다 아는 것 같다. 내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좀 더 가는데 베짱이가 나뭇잎을 꽈악 잡고 매달려 꼼짝을 않고 있다.  우리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미동도 않고 있었건만 나와 눈이 따악 마주쳐 버렸다.   그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걱정하지 마. 관찰하고 무사히 살려줄게.  한 명씩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감상하게 하려했더만 동일인지 찬희인지가 포충망으로 낚아챈다.  아유 조금만 참지..
그런데 다른모둠은 어디로 갔지? 우리모둠이 많이 뒤쳐진것 같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동일이가 배 고프다고 야단이다. 빠른거름으로 숲길을 걷는다.  물놀이 하려고 했던 냇가를 지나 물봉선과 뻐꾹나리를 감상하며 주차장으로 와서 숲속의 식사장소로 이동...
와~~이런 부페식당이 다 있었구나.. 환상적이다.
소희는 다른 모둠의 유영이랑 같이 밥을 먹고 사빈이는 그새 친해진 수인이와.. 남자 아이들은 각자 알아서... 찬희가 밥을 조금밖에 먹지 않아서 더 먹으라고 해도 벌 때문에 못먹겠다고 핑계를 댄다.   녀석..쫌만 더 먹지..
다른 아이들은 알아서 잘 먹는 듯하다.
그도 그럴것이 새벽에 민들레와 하늘지기가 따뜻한 밥과 맛있는 반찬을 정성껏 해 오셨으니 맛이 좋을 수 밖에....
역시 음식은 정성이 들어가야 맛도 좋다.
동일이는 말리고 싶을 정도로 너무 많이 먹었다. 나도 두 그릇은 먹은 것 같다.
밥을 다 먹고 조금 쉬었다가 물놀이를 먼저 할지 전래놀이를 먼저 할지 아이들과 논의를 했다.  우선 전래놀이로 땀을 흘려보기로 결정...
긴 줄넘기...고무줄놀이...비 오면 사용하려고 가져온 비닐로 창의놀이...오재미 놀이....재기차기..
이 중에서 긴 줄넘기, 고무줄, 비닐은 내가 준비해 온 거라는 저엄~~~~~~~^^
놀이 선택은 자유다.
나는 고무줄 담당...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 산골짝에 다람쥐를 해보고 장난감 기차도 해보고 도깨비나라도 하면서 아이들과 조금씩 조금씩 익혔다. 다음 달에 만나면 다들 얼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언니들이 고무줄을 잘 한다. 유영이와 소희... 수인이도 나이답지 않게 잘 한다. 윤주도 엄마한테 배웠는지 제법 하네. 사빈이는 다음에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다.
우리모둠의 에이스 민주가 림보의 제왕으로 뽑혔다.
여기저기서 물놀이 하러 가자고 원성이 자자 하다. 그럼 가야지.
급한 마음에 형재와 찬희와 동일이가 나보다 먼저 냇가로 달음박질을 친다.   "에구구... 길 잃어버릴라 천천히 가자."
운동화 신은 아이들은 양말만 신고 발을 담그고 성질 급한 아이들은 벗고 자시고도 없이 그냥 물에 뛰어든다.
찬희는 추위를 잘 타서 나와 함께 물 밖에서 돌쌓기 놀이를 했다. 형재와 동일이는 다른 모둠 남자 아이들과 통나무 옮겨서 놀고 돌을 쌓아 물을 가두기 하며 놀고 수인이 사빈이는 막내답게 조심조심 물놀이를 한다.   민주는 단짝친구 허예원과 소꿉놀이를 하고 소희는 김연아 헤어스티일?의 유영이와 물에 들어가고 싶으나 들어갈수 없음을 아쉬워 하며 발만 담그고 놀았다
남자 아이들이 내게 슬슬 물을 뿌리며 다가 온다. "너희들 나한테 물을 뿌렸겠다. 에잇 맛 좀 봐라~~"
금새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에 흠뻑 젖었다.  에라 모르겠다. 윤주한테 발사....수인이 사빈이 한테도 유영이와 소희한테도..동일이 형재한테도 마구마구 발사...  옆에 물 튀긴 아이들이 도끼눈을 하고 억울해한다..  미..안.....
이 번엔 그 억울한 남자아이들이 나를 공격...
하지만 우리모둠 아이들이 나를 보호해 주었다. 동일이는 우산으로 막아주기까지..고맙다. 얘들아..
이제 많이 놀았으니 옷 갈아입으러 주치장으로 가자..
맨발로 주차장까지 가는 길이 좀 고행이다.
옷을 다 갈아입고 기록장 쓰면서 간식(꿀떡)먹었다.
찬희는 점심때 밥을 조금밖게 못 먹더니 꿀떡은 꿀떡꿀떡 잘도 먹는다.
이제 광명으로 출발~~.
버스를 탔더니 이 번엔 친희가 나랑 앉고싶단다. 알았쪄~~ 
이 넘의 인기는 식을줄을 모른다.
얘들아 다음 달은 봄에 심어 놓은 벼를 베러 갈거야.
시월에도 빠지지 말고 꼭 같이가자.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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