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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들살이에 함께 하는 우리모둠 친구는 소희 동일 형재 찬희 민주 수인...
이렇게 여섯이다.
버스에 타서 형재 누나인 예원이와 같이 앉게 됐다.
심심할까 싶어 실뜨기 놀이를 같이했다. 하늘지기가 잠깐 벼베기에 대해, 박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를 보고...
길이 막히지 않아 1시간 반 만에 강화 도감뿌리농원에 도착...
가방을 벗어 놓고 제일 먼저 박이 열려있는 곳에 갔는데 커다란 박이 주렁주렁... 여러 가지 박 모양이 인상적이다. 수세미도 같이 주렁주렁...
잘 익은 박을 따가지고 흥부놀부에 나옴직한 커다란 톱으로 두 사람이 협동하여 박을 탄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 슬근 톱질하세~~~
맨 먼저 예원이 형재 남매가 시범을 보이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나도 힘을 보테야 할것 같아서 손잡이가 기다란 박을 톱질해서 아이들과 함께 쪽박을 만들었다. 모두들 열심이다.
플라스틱 바가지가 나오기 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톱질을 하고 속을 파내고 삶아서 다시 말끔히 다듬고 햇볕에 말려 사용해야 했으니 수공이 많이 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번거롭고 고된 일이었지만 지금은 멋스런 웰빙바가지다.
이에 비해 플라스틱 바가지는 가볍고 잘 깨지지도 않고 저렴기는 하지만 예쁘게 하기 위해 인공색소를 집어 넣고 뜨거운 것을 담으면 발암물질이 나와 우리의 건강을 해칠수 있고 버리면 그대로 쓰레기 되는데 우리가 만든 천연바가지는 친환경적이니 그럴 염려가 없다.
박타기를 마치니 11시가 조금 넘어서 모둠별로 들살이를 하기로 했다.
논에 벼가 익어서 풍성한 황금들판이 펼쳐졌다.
우리모둠은 곤충을 관찰하러 나갔다. 노랑나비, 섬서구메뚜기,귀뚜라미까지 잘도 잡는다.
잠깐 관찰하고 놓아주고 밤을 조금 땄다, 밤쭉정이가 나오면 숟가락을 만들면서...
도토리도 줍고...
신났다 신났어... 너무 신났나? 주인 있는 감을 따서 동네 어르신한테 혼났다. 어르신 죄송합니다.
농원으로 돌아와 맛있는 비빔밥을 먹었다. 밥을 다 먹은 아이들은 나한테 검사를 맡아야 한다.
내가 좀 관대한 편이라 밥 알이 한 두개 붙어 있어도 통과...
못먹겠다고 울상이 되어서 밥을 남겨 오면 안쓰러워서 남몰래 귓속말로 그만 먹어도 된다고 했다.
민들레가 "조약돌 똑바로 해~~"라고 소리 지른다. 헤헤.. 반성...
"얘들아 나 안혼나게 하려면 너희들이 도와주어야해. 잘 좀 먹어줘라."
그랬더니 정말로 내가 안쓰러웠나보다. 아까와는 달리 꼼꼼히 싹싹 해치운다.
이게 어쪈일이래? 밥 안먹기로 유명한 찬희가 비빔밥을 남김없이 다 먹었네...
오마나 놀라워라. 다음 들살이때도 잘 먹을 수 있겠지?
수인이가 자꾸만 맵다고 하면서도 다 먹으려고 애를 쓴다.
수인아 힘들면 남겨도 돼. 그래도 꾸역꾸역 먹는다... 정말로 그만 먹어도 되는데 숟가락을 놓지 못한다. 그러다 결국 포기.. 잘했어 잘했어. 에구 기특한 것...
동일이야 원체 잘먹으니까 당근 합겨억~~ 소희랑 형재도 합겨억~~~
입맛 까다로운 민주도 합겨억~~
맛있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즐거운 놀이시간..
남자 아이들이 농원 옆에 있는 언덕에서 삼국시대 놀이를 한다. 밀고 당기고 칼쌈 하는 엑션을 취하고... '저거 저거 누구 하나 울겠구만...' 아니나 다를까 막내 보현이가 운다. 형들이 가슴을 쳤단다. 에구구... 아팠겠다. 우는 보현이를 달래며 손을 꼬옥 잡고 형들한테 가서 사과를 받아냈다.
다음은 보민이가 울고... 현태가 안경을 쳐서 눈물이 쏙 빠지게 아팠단다...
개구쟁이 동혁이도 한바탕 울음을 터뜨리고 흙을 집어 던진다...
과격한 놀이를 하니 그럴 수 밖에....
내가 봤을땐 아수라장인데 아이들은 너무나 재밌어라 하며 그칠줄 모르고 놀이에 푸욱 빠져있다.
형재가 제일 재밌었을까? 얼굴이 흙투성이다. ㅋㅋ
찬희는 밥을 잘먹어서 그런지 힘이 솟는가 보다. 치이지도 않고 잘도 논다.
농원 안에서는 줄넘기놀이가 한창이다.
이제 벼베기 시간 ...
농원 아저씨 왈..
벼는 이삭 하나에 벼알이 백게 정도 달린단다. 우리가 모 심을때 보통 4개를 심는데 이것이 새끼를 쳐서 20개정도로 모가 불어나니까 계산해 보면 모 한개에서 500개의 벼알이 열리는 샘이니 수확량이 좋은 작물에 속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벼베기는 내가 어릴적 많이 해본 일인지라 아이들이 하는 체험이 소꿉놀이 하는 것 같다.
벼를 한웅큼 잡고 낫으로 쓰윽 베서 안으니 마치 화원에서 파는 예쁜 꽃다발 같다.
다음은 탈곡...
발로 눌러주면 원통 모양의 탈곡기가 팽팽 돌아간다. 이름하여 디딤탈곡기란다.
못하는 아이 하나 없이 모두가 일을 잘해서 농원아저씨가 아이들이 탐이 난다고까지 할 정도였다.
다시 농원으로 돌아와 잠깐 놀이... 또 남자 애들 신나게 삼국시대 놀이에 열중...
요령이 생겼는지 이제는 싸우지도 않고 잘논다.
민주가 림보놀이를 하고 싶다고 해서 고무줄을 대 주었다. 림보는 역시 민주와 예원이를 따라올 수 없지. ㅎㅎ
그리고 한쪽에선 고무줄놀이.. 수인이 소희 유영이가 고무줄놀이의 단골손님이다
모심을때처럼 수확하는 날에도 풍물이 빠질수 없지...
수인이가 꽹과리를 친다. 처음 친다는데 잘 친다. 완전 감동...
그 다음 동일이가 꽹과리를 치고 소희가 징을...보현이 보민이도 장구에 꽹과리에...
흠~~ 흡족해라 .ㅎㅎ
삶아 온 박을 모두들 열심히 손질하고 하나씩 가방에 넣었다.
간식으로 잘 익힌 풋콩과 고구마가 나왔다.
고소한 풋콩이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찬희는 오늘따라 엄마 생각이 많이 나는지 효자 노릇을 한다. 신기한 것만 보면 엄마 갖다 주겠다고 억새풀도 몇개, 탈곡할때 얻은 해바라기 씨앗도 친구들과 나눠 먹지 않고 가방에 쏘옥, 자기 몫의 간식도 먹지는 않고 간식통에 챙기는 폼새를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난다.
농원에서 나눠 준 쌀까지 챙겨 갈려니 아이들 가방마다 터져 나갈것 같다. 역시나 풍성하고 마음이 넉넉해지는 아~~가을이다^^
시간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돌아가야 할 때가 다 되었다.
4시10분에 버스에 탔는데 길이 많이 막힌다.
아마도 가을 단풍구경 온 사람들로 인해 막히는 듯 하다.
소희가 "조약돌만 혼자 드세요." 하며 자두 하나를 내민다.
또 조금 있다가 혼자만 먹으라는 말을 재차 강조하면서 맛있는 미니빵도 하나 주고 ...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예쁘다.
돌아 올 때에는 수인이와 함께 앉았는데 쌩쌩이를 가르쳐 줬더니 쌩쌩이도사님이 됐다. 뭐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누나와 함께 앉아있는 형재 얼굴이 아직도 흙투성이다. 물휴지를 건내주면서 드는생각..
늘 잘 챙겨주는 누나가 있어서 형재는 든든하겠다^^
원래는 6시에 광명에 도착해야 할것을 7시 반이 다되어서 도착했다.
오랜시간 버스 안에서 잘 참고 와준 아이들에게 고맙고 한참을 추운 길에서 기다려 주신 부모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도 덕분에 어릴때 해보고 하지 못했던 벼베기도 하고 난 생 처음 바가지도 만들어 보고 무엇보다 들살이 친구들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웃고 뛰고 얘기 나누며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음달은 두꺼비산들학교에서 난장을 한다. 멀미 때문에 오지 못한 규식이와 경주 여행 간다고 못 온 명기도 11월엔 꼭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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